유튜브에서 63만 명이 구독하는 인기 인터넷 방송인 소프(32·본명 박준하)는 평소 내성적이지만 음식 재료와 카메라가 앞에 서면 밝아진다. 그는 누리꾼과 즐겁게 소통하면서 방송하다 보니 자연스레 '푸드 크리에이터'(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인터넷 방송인)가 됐다고 한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다이아TV 스튜디오에서 만난 소프는 '소프분식당'(http://tv.naver.com/cjenm.diatvsofbunsikdang)에서 사용할 음식 재료 준비로 한창이었다. '소프분식당'은 인터넷 방송에서 '먹방'(음식을 먹는 것을 방송으로 보여주는 것)과 자취 전문 요리로 인기를 얻은 후 그의 이름을 건 첫 정규 TV 방송이다.
그는 "TV 방송을 꾸준히 하는 건 처음인데, TV 같지 않은 게 내 포인트"라며 "인터넷 방송을 정제되고 깨끗하게 하면서 '소통하는 방송'이 목표"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소프란 예명을 갖고 인터넷 방송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모 대학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한 그는 "식당을 하나 차리고 싶었지만, 한계가 있어 고수익 업종인 골프장 캐디를 했는데, 나이를 먹다 보니 계속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골프 회원권 영업을 하기 위해 연고 없는 대구에서 자취방에 홀로 살면서 재미있게 봤던 게 인터넷 '먹방'이었다"며 "내가 보기에 방송에서 아쉬운 점이 많아 두 달 동안 장비도 사고 해서 직접 방송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밝고 유쾌한 방송과 달리 실제 성격은 매우 내성적이라고 밝힌 그는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해서 맥주 한 캔 마시고 했는데, 하다 보니 익숙해졌고 자연스러워졌다"며 웃었다.
소프는 자신의 유튜브 동영상이 1억 7400만 뷰의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에 대해 영상이 자극적이지 않았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자극적으로 방송하면 한 번에 성장할 수 있지만, 시청자는 갈수록 더한 걸 원한다"며 "그러면 쉽게 지친다. 내가 중요하다 생각하는 건 즐기는 건데, 부담이 없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직장에 다니면서 저녁 9시만 되면 하루도 쉬지 않고 방송했다"며 "혼자 밥 먹기가 싫으니 대화할 상대를 인터넷에서 찾았는데,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고 했다.
소프는 인터넷 방송인를 꿈꾸는 후배들에 "우리 교육 시스템 자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기 힘든 구조"라며 "청년 실업을 돌파하고자 많은 사람이 인터넷 방송에 도전하는데, 가족이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영상을 만들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백승훈기자 monedie@dt.co.kr
1인 인터넷 방송인 소프가 케이블방송 다이아 TV '소프분식당' 코너에서 자신이 요리한 음식을 먹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