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출고가 인상'
저가경쟁 아닌 고가경쟁 유도
복제약들도 덩달아 가격 올려
최근 치료제 담합정황도 포착
장기간 치료제 복용 환자들
"복용 중단하면 효과 없는데"
온라인 중심 '부담가중' 호소
저가경쟁 아닌 고가경쟁 유도
복제약들도 덩달아 가격 올려
최근 치료제 담합정황도 포착
장기간 치료제 복용 환자들
"복용 중단하면 효과 없는데"
온라인 중심 '부담가중' 호소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에서 복제약이 다국적 제약사의 오리지널 제품에 밀려 맥을 못 추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복제약이 저가 경쟁을 통해 오리지널 제품을 따돌리고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가운데 다국적 제약사들은 특허 만료 이후에도 가격을 내려 복제약과 경쟁하기보다는 오히려 출고가를 높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 환자의 가격 부담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MSD의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는 지난 2008년 특허가 만료된 이후 90여 종의 복제약이 쏟아져 나왔지만, 2000년 국내에 출시한 출고가를 17년 동안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전략으로 작년에는 IMS헬스 기준 전년보다 4.4% 증가한 354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동일 성분 시장에서 선두를 지켰다.
2015년에는 통관 시 수입신고서에 기재하는 '의약품 수입실적' 기준으로 127만 달러(약 14억원) 어치를 들여와 같은 해 339억원 규모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66억원의 매출을 올려 복제약 중 가장 잘 나가는 JW신약의 '모나드'의 경우 원재료 가격은 2012년까지 350원이었으나, 2013년 300원, 2014년 280원, 2015년 167원, 2016년 150원으로 초창기의 절반 이하 수준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떨어지는 원재료 가격과 반대로 JW신약은 2014년 10월 모나드의 출고가를 20% 인상한 덕분에 같은 해 74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이 이듬해인 2015년 105억원으로 42% 늘어났다.
JW신약 측은 탈모 치료제의 경우 장기간 복용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기존 '30정' 포장 제품을 '90정'으로 늘려 새로 내놓았고, 처방을 90정 제품으로 유도하기 위해 30정 제품의 1정당 출고가를 1200원에서 1320원으로 올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4월 오리지널 약 판매사인 한국MSD와 복제약 판매사인 JW신약, 한미약품을 상대로 가격담합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으나, 최근 담합 근거를 찾지 못해 조사를 종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프로페시아의 주성분인 '피나스테리드' 관련 탈모 치료제의 경우 복용을 중단하면 효과가 없기 때문에 환자들은 매달 약 5만원을 주고 제품을 구입해야 하다 보니 경제적 부담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이 제품은 비급여 제품이기 때문에 약국마다 가격이 다르고, 복제약 가격이 오리지널 제품의 80% 수준에 달하는 등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탈모 치료제 가격 담합에 대한 재조사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과 1인 시위가 벌어지는 등 탈모 치료제의 가격 부담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전문의약품에 대한 온라인 판매가 불법임에도 중고거래도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모 관련 온라인 단체 맘탈모의 한 회원은 "현대 사회에서 탈모는 단순한 미용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질환"이라며 "특허가 만료돼 다수의 복제약이 풀린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환자가 치료제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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