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 높아 사고 예방책 시급
야광조끼·신호봉 등 활용해야
"2차사고 예방키트 차량 의무배치
협업 통해 법적 근거 마련할 것"
야광조끼·신호봉 등 활용해야
"2차사고 예방키트 차량 의무배치
협업 통해 법적 근거 마련할 것"
교통안전공단 '2차 교통사고 예방' 시연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불꽃신호기, 야광조끼, 전자신호봉 등을 이용해 차량이 정지한 사실을 후속 차량에 알려 최대 500m 밖에서도 상황을 인지하게 함으로써 2차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는 운전자가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후방 100m까지 걸어가 안전삼각대를 설치해야 하는데, 늦은 밤 도로 위를 걸어 다니며 삼각대를 설치하려다 2차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많다.
29일 저녁 경북 상주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에서는 불꽃신호기, 야광조끼, 전자신호봉 등을 활용해 2차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시연회가 열렸다. 공단에 따르면 2차 교통사고에 따른 사망자는 감소하고 있지만 아직도 한 해 평균 33명에 이르며, 사고 100건당 사망자인 치사율이 일반사고에 비해 6배 높아 예방이 시급하다.
저녁 8시가 넘어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주변에 짙은 어둠이 깔리자 시연이 시작됐다. 주행로 한편에 주차된 차량을 트럭이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사고 차량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사고를 낸 차량 운전자는 비상등을 켠 후 피해 차량 운전자의 상황을 살폈고 불꽃신호기를 설치해 후속 차량에 1차 사고 사실을 알렸다. 불꽃신호기는 끝 부분에 있는 마개를 분리한 후 화약 부분과 성냥을 켜듯이 마찰시키면 불꽃이 발생한다. 이후 받침대를 최대한 구부려서 바닥에 설치하면 된다. 운전자는 이후 차량 후면에 LED 지시등을 부착한 뒤 전자신호봉을 흔들면서 방호 울타리 바깥으로 빠져나가 사고 수습을 기다렸다.
불꽃신호기는 현재 야간 교통사고 및 차량 고장 시 사방 500m 지점에서 식별할 수 있는 지점에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국토부는 앞으로 운전자와 사고 차량의 안전을 위해 거리규정을 점차 없앤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차량 후방에서 접근하는 운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최대한 가깝게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이날 사고현장 수습은 경찰차, 한국도로공사 순찰차, 구난차가 함께했다. 경찰차는 차량을 지그재그로 운전하며 후속 차량의 서행을 유도했고 사고장소 후방 50m 이상 지점에 차량을 대각선으로 주차한 뒤 모든 상황을 통제했다. 경찰 및 도로공사 차량 운전자, 구난차 운전기사들은 혹시 모를 2차 추돌사고를 대비해 안전조끼를 입고 전자신호봉을 흔들었다.
이날 시연회에 참석한 오영태 공단 이사장은 "불꽃신호기, 야광조끼, 전자신호봉 등으로 구성된 2차 사고 예방키트를 의무적으로 차량에 비치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교통사고 예방 활동이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국토부를 비롯해 지자체, 경찰, 유관기관 등과 협업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단은 여기서 더 나아가 2차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첨단안전장치를 개발하는 한편 제도 개선방안을 관련 기관과 연구하고 있다. 2차 사고 방지용 드론부터 졸음운전 예방을 위한 운전자 모니터링 장치, 디지털운행기록분석시스템을 활용한 위험운전자 관리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차 사고 방지용 드론이 실용화될 경우, 사고 차량 운전자가 전화를 걸면 드론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찍힌 사고지점 후방 200m 지점까지 날아가 상공에 머물며 후속 차량에 사고상황을 알려주는 서비스가 도입될 전망이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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