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금융회사 개별 규제로
그룹내 은행·보험사 고객자금
계열자회사 지원 부작용 초래
금융위 "새 금융통합체계 마련"
국제기관 "그룹 연결감독 미흡
은행부문 초점 개별감독 그쳐"
그룹내 은행·보험사 고객자금
계열자회사 지원 부작용 초래
금융위 "새 금융통합체계 마련"
국제기관 "그룹 연결감독 미흡
은행부문 초점 개별감독 그쳐"
■ 이슈분석
`복합금융그룹 통합감독체계` (상)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규제체계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새 정부 주요 인사들이 재벌개혁의 일환으로 복합금융그룹 감독체계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이에 맞춰, 금융당국도 정책추진에 돌입했다. 복합금융그룹 감독체계의 주요 대상이 되는 삼성, 한화, 태광, 롯데 등 주요 대기업 금융사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향후 금융시장에 큰 지각변동을 가져올 복합금융그룹 감독체계 개편 방향과 주요 이슈들을 점검해 본다.
새 정부가 금융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복합금융그룹 규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권 교체 이후, 대표적인 '금산분리' 원칙론자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각각 청와대 정책실장과 공정거래위원장에 지명됐고, 최근에는 이한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1분과장이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통합감독체계 수립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이한주 경제1분과장은 최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브리핑을 통해 "자본시장 교란행위, 금융소비자 보호문제, 금융그룹 통합감독 문제 등이 대단히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3대 금융개혁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도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춰, 국내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통합감독체계를 갖추는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통합감독체계 수립을 위한 제반 사항은 이미(지난 2015년에) 준비가 끝난 상태"라면서 "미시적인 부분을 조금 더 보완하고 디지털 감독체계 등을 보완해 새 정부의 흐름에 맞는 통합감독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규제체계 도입은 이전 정부인 박근혜 정부에서도 추진하려 했지만, 일부 금융권의 반발과 정부 당국의 추진력 부족으로 흐지부지 된 바 있다.
임종룡 현 금융위원장도 2016년 업무계획에서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통합감독의 중요성과, 국제 기구의 연이은 경고를 받아들여 연내 '모범규준'을 제정하는 등 감독체계를 수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자신의 계획을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다. 규제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물밑에서 적지 않은 반대활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복합금융그룹 규제정책의 핵심은 삼성, 한화 등 대기업 관련 금융사들을 복합금융그룹으로 지정, 기존 금융지주사와 같이 강도높은 관리 감독을 하자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내 금융사는 신한금융, KB금융 등 금융 전업 그룹과 삼성, 한화, 동부, 롯데, 태광 등 비금융복합그룹으로 나뉘어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으로 대규모 기업집단 61개 중 총 19개가 2개 이상의 금융회사를 보유한 비금융 복합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융지주사 모두 감독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는 반면에 복합금융그룹은 현재 개별 회사에 대한 금융규제 외에는 별도의 감독을 받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복합금융그룹 등에 대한 통합감독체계가 정비되지 못한 것이 국내 금융감독 체계에 큰 '구멍'이라고 지적한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국내 금융그룹감독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복합금융그룹은 그룹 내 계열사간 상호 관련성으로 인해 다양한 리스크를 발생시키고 있다"면서 "그룹내 은행, 보험사 등의 고객 자금이 계열 자회사로 지원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사업 구조가 복잡화, 대형화 되면서 부당 내부거래나 이해상충 행위가 나타날 수 있음에도 그룹 내부에서 이같은 일이 은밀히 벌어지면서 당국이 이를 사전에 적발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3년 발생한 동양사태다. 2013년 동양그룹은 모기업이 재정적 위기를 맞자 자금 조달을 위해 계열금융회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기업어음(CP) 및 회사채를 불완전 판매했다. 또 계열 대부업체를 동원해 부실 계열사에 출자토록 해 개인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도 지난해 한국금융학회 동계 정책심포지엄에서 '비은행권 금산분리 규율체계의 재설계'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행 금융감독체계의 가장 심각한 결함이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체계 미흡'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금융 지주회사 이외의 금융그룹 조직형태에서는 계열사 간의 다단계 교차 출자 구조로 인해 '자본 적정성의 과대 평가'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고 계열사 간의 내부 거래로 인한 위험의 집중 및 전이 등이 그룹 전체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기관도 우리나라의 감독체계가 복합금융그룹 감독을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IMF는 지난 2014년 우리나라에 대한 금융부문 평가(FSAP)에서 금융그룹 연결감독이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금융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나 사전예방적 분석이 미흡하고 주로 은행 부문에 초점을 둔 개별 감독 방식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IMF는 우리 정부가 통합감독체계를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박사도 "국내 금융그룹에 대한 감독 기준을 국제 기준에 맞게 개선해 금융그룹에 대한 감독 사각지대를 최소화 하고 국내 금융산업의 국제적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복합금융그룹 통합감독체계` (상)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규제체계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새 정부 주요 인사들이 재벌개혁의 일환으로 복합금융그룹 감독체계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이에 맞춰, 금융당국도 정책추진에 돌입했다. 복합금융그룹 감독체계의 주요 대상이 되는 삼성, 한화, 태광, 롯데 등 주요 대기업 금융사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향후 금융시장에 큰 지각변동을 가져올 복합금융그룹 감독체계 개편 방향과 주요 이슈들을 점검해 본다.
새 정부가 금융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복합금융그룹 규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권 교체 이후, 대표적인 '금산분리' 원칙론자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각각 청와대 정책실장과 공정거래위원장에 지명됐고, 최근에는 이한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경제1분과장이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통합감독체계 수립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이한주 경제1분과장은 최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브리핑을 통해 "자본시장 교란행위, 금융소비자 보호문제, 금융그룹 통합감독 문제 등이 대단히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3대 금융개혁에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도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맞춰, 국내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통합감독체계를 갖추는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통합감독체계 수립을 위한 제반 사항은 이미(지난 2015년에) 준비가 끝난 상태"라면서 "미시적인 부분을 조금 더 보완하고 디지털 감독체계 등을 보완해 새 정부의 흐름에 맞는 통합감독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규제체계 도입은 이전 정부인 박근혜 정부에서도 추진하려 했지만, 일부 금융권의 반발과 정부 당국의 추진력 부족으로 흐지부지 된 바 있다.
임종룡 현 금융위원장도 2016년 업무계획에서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통합감독의 중요성과, 국제 기구의 연이은 경고를 받아들여 연내 '모범규준'을 제정하는 등 감독체계를 수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자신의 계획을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다. 규제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물밑에서 적지 않은 반대활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복합금융그룹 규제정책의 핵심은 삼성, 한화 등 대기업 관련 금융사들을 복합금융그룹으로 지정, 기존 금융지주사와 같이 강도높은 관리 감독을 하자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내 금융사는 신한금융, KB금융 등 금융 전업 그룹과 삼성, 한화, 동부, 롯데, 태광 등 비금융복합그룹으로 나뉘어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으로 대규모 기업집단 61개 중 총 19개가 2개 이상의 금융회사를 보유한 비금융 복합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융지주사 모두 감독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는 반면에 복합금융그룹은 현재 개별 회사에 대한 금융규제 외에는 별도의 감독을 받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복합금융그룹 등에 대한 통합감독체계가 정비되지 못한 것이 국내 금융감독 체계에 큰 '구멍'이라고 지적한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국내 금융그룹감독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복합금융그룹은 그룹 내 계열사간 상호 관련성으로 인해 다양한 리스크를 발생시키고 있다"면서 "그룹내 은행, 보험사 등의 고객 자금이 계열 자회사로 지원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사업 구조가 복잡화, 대형화 되면서 부당 내부거래나 이해상충 행위가 나타날 수 있음에도 그룹 내부에서 이같은 일이 은밀히 벌어지면서 당국이 이를 사전에 적발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3년 발생한 동양사태다. 2013년 동양그룹은 모기업이 재정적 위기를 맞자 자금 조달을 위해 계열금융회사인 동양증권을 통해 기업어음(CP) 및 회사채를 불완전 판매했다. 또 계열 대부업체를 동원해 부실 계열사에 출자토록 해 개인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도 지난해 한국금융학회 동계 정책심포지엄에서 '비은행권 금산분리 규율체계의 재설계'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행 금융감독체계의 가장 심각한 결함이 '복합금융그룹에 대한 체계 미흡'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금융 지주회사 이외의 금융그룹 조직형태에서는 계열사 간의 다단계 교차 출자 구조로 인해 '자본 적정성의 과대 평가'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고 계열사 간의 내부 거래로 인한 위험의 집중 및 전이 등이 그룹 전체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기관도 우리나라의 감독체계가 복합금융그룹 감독을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IMF는 지난 2014년 우리나라에 대한 금융부문 평가(FSAP)에서 금융그룹 연결감독이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금융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나 사전예방적 분석이 미흡하고 주로 은행 부문에 초점을 둔 개별 감독 방식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IMF는 우리 정부가 통합감독체계를 조속히 수립해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박사도 "국내 금융그룹에 대한 감독 기준을 국제 기준에 맞게 개선해 금융그룹에 대한 감독 사각지대를 최소화 하고 국내 금융산업의 국제적 신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