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택 연 17만가구 공급 계획
도심공동화 차단 10조 투입 구상
"주택금융 정책, 속도 조절 필요"
도심공동화 차단 10조 투입 구상
"주택금융 정책, 속도 조절 필요"
■문재인 대통령 - 공약 어떻게 푸나
새 정부, 부동산 정책 방향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서민 주거복지 안정과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부동산 정책은 매년 공공임대주택 17만호 공급, 전월세상한제 등 주거약자 보호 정책, 도시재생 뉴딜 사업 등으로 요약된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 후반부에 도입된 '맞춤형 규제'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문 대통령은 우선 공공임대주택 13만 가구와 공공지원 임대주택 4만 가구 등 매년 공적 임대주택 17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공약을 내놨다. 임기 중 서민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65만가구를 공급한다는 것인데, 앞서 55만 가구를 공급한 박근혜 정부보다 10만 가구 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박근혜 정부의 주택 정책 기조가 이어지는 데다 주택 시장이 실수요층 위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면 택지·재원 확보 등 구체적인 실현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도심 공동화'를 막기 위해 시행하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은 박근혜 정부의 66배 수준인 10조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구상인데, 기존 동네를 완전히 철거하는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기존 모습은 유지하면서 낙후된 도심 환경을 개선해야 해 공공 인프라 시설 확충 등이 선결과제로 꼽힌다.
전월세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 초과이익환수제 등은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정책 시행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전월세상한제는 이론적으로는 분명히 시행돼야 하는 정책이 맞으나, 실제 시행될 경우 집주인이나 임대사업자들이 사업에서 손을 떼게 돼 전세 시장뿐만 아니라 매매시장까지 혼란을 초래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전세 시장이 사라지게 되는 역효과가 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가 시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초과이익 환수 적용을 피하는 단지와 그렇지 못한 단지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전 정부가 주택 거래를 살리고자 오는 7월 말까지 기준을 완화했던 대출 규제도 새 정부에서는 완화 없이 시행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2년간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몰릴 예정인데, 대출 규제가 급격하게 강화되면 자칫 입주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만큼 주택금융 정책은 시장 흐름을 보면서 강도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DTI·LTV는 원래대로 두고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서민 주거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규제를 신설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며 "집값 안정을 목표로 하는 것은 좋지만 기존 시장에 혼란이 생기면 피해를 보는 것은 서민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파악해 가면서 정책 시행에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과거처럼 크게 과열되거나 침체된 상황이 아니라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전국을 하나의 단위로 놓고 부동산 정책을 끌고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김지은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공임대주택 정책은 박근혜 정부의 경우 뉴스테이로 중심으로 추진했는데 문 대통령은 공공임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며 "택지를 찾고 집을 짓는 데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되므로 건설형으로 갈 것인지 기존 주택을 매입해서 도심 내로 갈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심 재생은 도심 내 기존 저층형 단독·다가구 등에 대한 재생을 뜻하는데, 소규모 정비주택사업법이 통과되면서 사업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지원에 나서면 임대료 상승이 우려되므로 가격을 안정시키면서 도시 재생을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정책 공약에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내년부터 시행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이변이 없는 한, 새 정부에서는 예정대로 시행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재건축으로 조합원 1인당 얻는 개발이익이 3000만원을 넘으면 그 이상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발이익의 최고 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이 제도는 올해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지 않는 재건축 단지에 내년부터 적용된다.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을 피한 재건축 단지들이 이미 가파른 집값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내년에 시행이 확실시되면 적용을 피한 단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 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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