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에 미래 어젠다를 묻다 (6)
차기 정부가 제조업 혁신을 이루기 위해 선결해야 할 난제는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부실기업 처리와 산업의 구조조정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는 부실기업을 살려 표심만을 챙기는 정치권의 이해관계를 더는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업종별 경쟁력 강화 방안 2017년 액션플랜'에 따라 도크 가동 중단과 인력 감축,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업계는 3년 뒤 같은 사태가 반복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실상 정부의 보호를 받은 대우조선해양이 수익 확보를 위해 저가 수주전을 시작하면 그 피해가 국내 경쟁사에 돌아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일부 컨설팅 업체는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이는 지난해 보수적인 회계기준을 적용해 손실을 대폭 반영했기 때문일 뿐 내년 이후 다시 적자로 돌아서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장기적인 공급과잉 때문이다. 클락슨리포트와 한국노동연구원 등에 의하면 올해 건조능력을 2011년에 비해 29.4% 줄여도 설비과잉률이 26.2%에 이르고, 오는 2020년에도 22.0%의 설비과잉율을 유지할 전망이다.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선산업의 위기를 시장, 특히 금융을 담당하는 은행에만 맡겨서 구조조정한다는 것은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의 구조적 특성을 무시하고 조선산업의 경쟁력이나 잠재력을 파괴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해양을 살리려고 투입된 자금은 이번 신규 지원까지 포함해 8조7000억원에 이른다. 출자전환과 만기 연장 등 '빚 탕감'에 소요된 금융 간접지원까지 합산하면 거의 15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대선주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대부분 대선 후보들이 혈세를 낭비할 수 없다면서도 일단은 살려놓고 시장경제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대선 후보들에게 표심보다는 경제를 보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조선과 함께 대표적인 산업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히는 철강과 석유화학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구노력으로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부제철과 동국제강의 설비 폐쇄 등 자체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시장이 정리되는 분위기고, 한화케미칼 등 석유화학 업체들도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을 활용해 비핵심 사업 공장을 매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종 역시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을 더 강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철강업체의 강종별 가동률은 열연과 냉연을 제외하고 모두 80% 밑이고, 석유화학 역시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이 80%대에 이르면서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 비중도 2009년 54.9%에서 2015년 32.7%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등의 문제는 안타깝지만 부실기업이 더 큰 폭탄으로 커지기 전에 단호한 결단을 해야 경제가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차기 정부가 제조업 혁신을 이루기 위해 선결해야 할 난제는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부실기업 처리와 산업의 구조조정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밖에 없는 부실기업을 살려 표심만을 챙기는 정치권의 이해관계를 더는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업종별 경쟁력 강화 방안 2017년 액션플랜'에 따라 도크 가동 중단과 인력 감축, 비핵심자산 매각 등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업계는 3년 뒤 같은 사태가 반복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실상 정부의 보호를 받은 대우조선해양이 수익 확보를 위해 저가 수주전을 시작하면 그 피해가 국내 경쟁사에 돌아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일부 컨설팅 업체는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이는 지난해 보수적인 회계기준을 적용해 손실을 대폭 반영했기 때문일 뿐 내년 이후 다시 적자로 돌아서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장기적인 공급과잉 때문이다. 클락슨리포트와 한국노동연구원 등에 의하면 올해 건조능력을 2011년에 비해 29.4% 줄여도 설비과잉률이 26.2%에 이르고, 오는 2020년에도 22.0%의 설비과잉율을 유지할 전망이다.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조선산업의 위기를 시장, 특히 금융을 담당하는 은행에만 맡겨서 구조조정한다는 것은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의 구조적 특성을 무시하고 조선산업의 경쟁력이나 잠재력을 파괴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해양을 살리려고 투입된 자금은 이번 신규 지원까지 포함해 8조7000억원에 이른다. 출자전환과 만기 연장 등 '빚 탕감'에 소요된 금융 간접지원까지 합산하면 거의 15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대선주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대부분 대선 후보들이 혈세를 낭비할 수 없다면서도 일단은 살려놓고 시장경제에 맡기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대선 후보들에게 표심보다는 경제를 보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조선과 함께 대표적인 산업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히는 철강과 석유화학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구노력으로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부제철과 동국제강의 설비 폐쇄 등 자체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면서 시장이 정리되는 분위기고, 한화케미칼 등 석유화학 업체들도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을 활용해 비핵심 사업 공장을 매각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종 역시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을 더 강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철강업체의 강종별 가동률은 열연과 냉연을 제외하고 모두 80% 밑이고, 석유화학 역시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률이 80%대에 이르면서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 비중도 2009년 54.9%에서 2015년 32.7%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 등의 문제는 안타깝지만 부실기업이 더 큰 폭탄으로 커지기 전에 단호한 결단을 해야 경제가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