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길'(감독 정인봉) 언론시사회와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정인봉 감독과 배우 송재호, 허진, 안혜경, 김승현, 지안, 김지성 등이 참석했다.
영화 '길'은 세 노인이 걸어온 길을 비추며 그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옴니버스 드라마다. 경제적으로는 부유하지만 자녀들과 교류가 없어 외로운 '순애'(김혜자 분), 아내와 일찍 헤어진 후 홀로 손녀를 키우며 베이커리를 개업하는 '상범'(송재호 분), 아들의 죽음 후 자살을 고민하는 '수미'(허진 분)의 이야기가 차례로 진행되며 세 노인의 삶과 고민을 '길'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묶어낸다.
정인봉 감독은 "순애가 돌아가신 어머니의 이름이고 상범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이름인데 부모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누구나 늙어가는 노인의 이야기를 밝게 하고 싶었고 세대 간에 소통할 수 있는, 따뜻한 정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이 영화를 위해 주연을 맡은 김혜자, 송재호, 허진을 비롯해 안혜경, 김승현, 박혁권, 온주완 등 출연 배우들은 노개런티로 출연했다.
송재호는 "보통 스토리가 쭉 이어지는 영화에 출연했는데, 세 편의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에 출연하려니 흐름을 이해하고 정리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내 역할이 전체 이야기의 어떤 부분에 연결되는지 파악하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완성되고 보니 나름대로 재미있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들의 죽음으로 괴로워하는 어머니를 연기한 허진은 "우리가 인생을 사는 게 길이며 부족하지만 그렇게 느꼈다"며 "영화에 출연하면서 삶을 보다 아름답게 더 곱게 잘 살아야지 다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픈 사람, 버림 받은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시나리오를 보는 게 참 마음이 아팠다"며 "살다 보면 갑자기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주변에서 아주 작은 손길만 건네주면 격려가 된다. 참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배우로서 첫 영화에 출연한 안혜경은 "내가 배우라는 타이틀을 달만큼의 입지나 위치는 아닌데, 이런 자리를 만들어준 감독님께 너무나 감사드린다"면서 "가족을 소재로 했기 때문에 영화를 보고 나서 가족에게 따뜻한 전화 한번 쯤을 할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