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시 조기대선 모드 전환
미·중 '파워게임' 국내 현황
두달간 적극적 대응 어려워
기각땐 민심 대혼란 불보듯
국회 '총사퇴' 요구 가능성
대통령 복귀해도 대행체제
외교정책 '미봉책' 그칠수도
미·중 '파워게임' 국내 현황
두달간 적극적 대응 어려워
기각땐 민심 대혼란 불보듯
국회 '총사퇴' 요구 가능성
대통령 복귀해도 대행체제
외교정책 '미봉책' 그칠수도
3ㆍ10 탄핵심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일인 10일 헌재의 탄핵 인용·기각 선고에 따라 박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이 결정된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치·경제·사회 등 전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헌재가 인용 또는 기각·각하 등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정국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와 이를 놓고 '파워게임'을 벌이고 있는 미·중 양국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탄핵이 인용될 경우 차기 대선까지 약 두 달 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체제로는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다. 새 정부가 들어서도 이미 탄핵 찬반으로 갈라진 민심을 추스르느라 동북아 정세에까지 눈을 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탄핵이 기각·각하돼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복귀한다 해도 문제는 여전하다.
이미 등을 돌린 민심이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 이미 권위와 신뢰를 잃은 박근혜 정부의 외교 정책도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려워진다.
대통령의 정부 장악력도 급속하게 약화돼 '레임덕' 이상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외교 정책이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높고, 미·중 사이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선고 기일 이후 정치권은 격랑에 휩싸일 것이 예상된다. 인용 결정이 나올 경우 탄핵 정국은 바로 대선 정국으로 돌변하게 된다. 탄핵 인용 시 박 대통령은 곧바로 대통령직을 상실하게 된다. 대통령의 궐위 사유가 확정된 이날부터 60일 이내인 5월9일까지 대선이 치러져야 한다.
현재 대권 주자 중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동의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주자와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진 만큼 다른 대권 주자가 60일 이내에 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문 전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면 선두에게 지지가 쏠리는 '밴드웨건' 효과로 '문재인 대세론'이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변수는 보수정당의 움직임이다. 새누리당은 탄핵정국을 거치며 자유한국당·바른정당으로 갈라졌다. 두 정당의 지지세력인 보수층 대부분은 민주당 지지층으로 돌아섰다. 이대로라면 두 정당은 60일 동안 의미있는 저항을 하지 못한 채 대선 패배라는 고배를 마셔야 한다.
보수정당이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이다. 탄핵을 당한 박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과 친박(친박근혜)계를 제외한 비문(비문재인)의 결합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이 보수층을 중심으로 확산돼 보수층이 결집한다면 자유한국당·바른정당이 합당 또는 통합을 추진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 탄핵 인용에 따른 친박·비박 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대선 승리라는 공통의 목표를 위해서 두 계파가 '휴전', 단일 후보 선출을 위해 손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비문'의 결합 여부도 이번 대선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제3지대'에서 민주당 내 개헌파,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물론 자유한국당 내 비박계를 묶을 경우다. 이들이 제3지대에서 결합한다면 과거와 같은 합당 방식보다는 개헌을 고리로 한 '연정'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이 대선 출마를 결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문 전 대표에 저항하기 위해 중도 세력이 뭉치는 것만으로도 정치적인 의미는 크다.
탄핵안이 기각될 경우 박 대통령은 직무 정지가 끝나 바로 대통령직에 복귀하게 된다. 대선은 예정대로 오는 12월20일에 치러진다. 하지만 정국은 헌재의 탄핵 인용 시 보다 더욱 큰 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찬성한다는 답변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70~80%를 기록했다. 탄핵이 기각 또는 각하될 경우 '촛불민심'으로 대변되는 민심은 탈출구를 잃어버리게 된다. 당장 국회에 대한 '총사퇴' 요구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은 탄핵 정국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수습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악화될 대로 악화된 민심을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혼란은 12월 대선까지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탄핵이 인용되고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승리 가능성이 낮았던 여권은 당장 안도의 한숨을 내쉬겠지만 대선까지 민심을 되돌릴 뾰족한 수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이호승기자 yos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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