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WC 2017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
"차별화에 집중하다 오히려 본질을 놓쳤다.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조금 앞서나가는, 그 첫 번째 작품이 G6다."
'혁신'을 강조했던 G5와 '기본'에 집중한 G6.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이 불과 1년 만에 180도 달라졌다. 지난해 출시한 세계 최초 모듈형 스마트폰 G5의 실패에서 배운 뼈아픈 교훈이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 사장(사진)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멜리아 바르셀로나 사리아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G6는 제 소중한 사람에게 당당하게 권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LG전자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 개막을 하루 앞둔 이날 바르셀로나 산호르디 클럽에서 G6를 공개했다. 내달 10일 국내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한다. 출고가는 89만9800원으로 책정했다. 예약판매는 내달 2일부터 9일까지다. 그는 "아내, 남편 등에게 당당하게 이 가격 주고 사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권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 내부 슬로건"이라며 "전작보다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G6는 18대9 화면비를 적용한 5.7인치 풀비전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지만 한 손에 쏙 들어오는 것이 특징이다. 또, 광각과 일반각 모두 1300만 화소를 적용한 듀얼카메라를 탑재, 다양한 카메라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한다. 오는 6월부터는 업데이트를 통해 모바일 결제 'LG페이'를 쓸 수 있다. 다만, 음성 기반 인공지능(AI)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 지원을 제외하고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은 "그동안 차별화 노력을 하느라 전체의 70~80%에 달하는 주류 사용자의 요구를 놓쳤다"며 "대부분 이용자는 배터리가 오래가고, 화면이 큰 동시에 스마트폰 크기 자체는 작은 것을 원하더라"고 말했다.
LG전자는 G6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지난해 7월 시작한 인력 구조조정과 공정개선 등 사업구조 개선을 마무리한 상태다. 조 사장은 "구체적 숫자를 말하긴 어렵지만, 현재 예상하는 판매량만 달성해도 손익 면에서는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G5는 초기 반응은 굉장히 좋았지만, 수율 문제로 물량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약 8주 정도 판매하지 못했다"며 "G5 아픔을 교훈삼아 생산에 대한 노하우를 갖출 수 있었고, 이를 G6에 적용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당장 2분기부터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3월 출시하면 4~5월에는 세계적으로 광고, 마케팅 투자가 집중된다"며 "마케팅 비용을 넘을 만큼 팔릴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앞으로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유럽 등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G6, 하반기에는 V시리즈로 프리미엄폰 시장을 쌍끌이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거세게 추격해오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대해서는 "너무 두려워할 필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중국업체들이 빠르게 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스마트폰 시장이 굉장히 빠르게 성숙하면서 디자인 등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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