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당초 계획 한달 미뤄
MBC·SBS 이어 KBS 개시
방송사 9월 연기요청 수용안해
3사 장비미비·기술오류 지속
"시험방송 수준 못 벗어날 것"
MBC·SBS 이어 KBS 개시
방송사 9월 연기요청 수용안해
3사 장비미비·기술오류 지속
"시험방송 수준 못 벗어날 것"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SBS 등 준비가 된 지상파 방송사부터 3월 초고화질(UHD) 본방송을 시작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당초 2월로 예정됐던 본방송 개시 일정을 한 달 가량 미룬 것이다. 지상파 3사가 주장한 9월 연기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3사 모두 촉박한 일정에 따른 장비 구축 미비, 기술적 오류가 지속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제대로 된 UHD 방송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UHD 본방송을 시작하더라도 시험방송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7일 방통위에 따르면 최성준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들은 전날 상임위원 간담회에서 지상파 UHD 본방송 연기 여부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상임위원들은 3월 중으로 MBC와 SBS부터 UHD 본방송을 시작하고, KBS는 준비 되는대로 합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최 위원장은 조만간 지상파 3사 대표를 개별적으로 만날 예정이다.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현재 SBS와 MBC 먼저 3월 중 시작하고, KBS는 시스템 구축 후 두 달 정도 여유를 주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위원회가 기술수준, 준비상황을 종합 점검해 개시 시점을 특정한 후 방송사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통위 관계자는 "(본방송 연기 여부는) 다음주 중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방통위는 지난해 11월 KBS, MBC, SBS에 UHD 방송국 허가를 내주고, 올 2월말부터 수도권부터 본방송을 시작키로 했다. 그러나 공영방송인 KBS는 방송국 허가를 받은 후에야 장비를 발주할 수 있어 도입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MBC와 SBS는 장비를 구축했지만 시험방송 시간 부족으로 기술적 오류에 따른 방송사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지상파 3사는 지난해 12월 말 UHD 본방송 개시 시점을 오는 9월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방통위는 방송사 간담회, 미래창조과학부의 기술적 검토 협조 등을 거쳐 '3월 순차개시'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그러나 3월 UHD 본방송을 시작해도 안정적 방송이 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3사 중 가장 준비가 앞선 SBS조차 시험방송 과정에서 기술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SBS 관계자는 "현재로선 오류가 나도 예비 장비가 없어 시스템을 껐다 켜야 하기 때문에 아예 방송이 일정 시간 중단된다"고 말했다.
MBC는 미국 게이츠에어로부터 납품받은 송신기 출력이 규정 출력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촉박한 본방송 일정으로 제대로 검증절차를 거치지 못한 제품을 납품받은 탓이다. MBC는 또 서울 관악산 안테나를 KBS와 공유하고 있어, KBS가 본방송을 시작하기 전까지 보조안테나를 써야 하는 문제도 있다. 보조안테나는 출력이 부족하고 음영 구역이 생겨 전파 왜곡이 생기는 데다, 나중에 KBS가 합류해 정식으로 안테나를 공유할 때 전파 간섭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KBS 상황은 더 심각하다. 최근 일본 NEC는 KBS에 당초 2월 납품키로 한 송신기를 오는 4월 납품 가능하다고 통보해왔다. 결과적으로 KBS는 5월 초쯤 시험방송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KBS 관계자는 "송신기 같은 고출력 무선장치는 전문 글로벌 기업에서만 만들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임시송신기를 이용해 시험방송도 아닌 임시방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통위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일단 본방송을 시작한 후 미비점을 개선하라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하루 중 일정 시간(주·야간, 혹은 10시간 등)만 UHD 본방송을 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본방송을 시작하더라도 UHD TV 수상기 보급도 부족하고, 방송시간도 최소한으로 설정해 당장은 시험방송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렇더라도 본방송을 시작하고 개선해야지, (방송사가) 2월 개국이 문제없다고 약속해놓고 이제 와 미루는 것은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방송업계 일각에서는 방통위가 현 위원장과 상임위원 임기 내 UHD 본방송을 시작하기 위해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재홍 부위원장과 김석진, 이기주 위원은 3월 26일, 최성준 위원장은 4월 7일, 고삼석 위원은 6월 8일 임기가 만료된다. 반면 지상파가 UHD 방송을 내세워 700㎒ 대역 주파수를 공짜로 받아가 놓고, 이제 와 연기를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비판도 거세다. 또 차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노리고 오는 9월로 연기를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윤희기자 yuni@
7일 방통위에 따르면 최성준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들은 전날 상임위원 간담회에서 지상파 UHD 본방송 연기 여부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상임위원들은 3월 중으로 MBC와 SBS부터 UHD 본방송을 시작하고, KBS는 준비 되는대로 합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최 위원장은 조만간 지상파 3사 대표를 개별적으로 만날 예정이다.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현재 SBS와 MBC 먼저 3월 중 시작하고, KBS는 시스템 구축 후 두 달 정도 여유를 주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위원회가 기술수준, 준비상황을 종합 점검해 개시 시점을 특정한 후 방송사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통위 관계자는 "(본방송 연기 여부는) 다음주 중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방통위는 지난해 11월 KBS, MBC, SBS에 UHD 방송국 허가를 내주고, 올 2월말부터 수도권부터 본방송을 시작키로 했다. 그러나 공영방송인 KBS는 방송국 허가를 받은 후에야 장비를 발주할 수 있어 도입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MBC와 SBS는 장비를 구축했지만 시험방송 시간 부족으로 기술적 오류에 따른 방송사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지상파 3사는 지난해 12월 말 UHD 본방송 개시 시점을 오는 9월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방통위는 방송사 간담회, 미래창조과학부의 기술적 검토 협조 등을 거쳐 '3월 순차개시'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그러나 3월 UHD 본방송을 시작해도 안정적 방송이 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3사 중 가장 준비가 앞선 SBS조차 시험방송 과정에서 기술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SBS 관계자는 "현재로선 오류가 나도 예비 장비가 없어 시스템을 껐다 켜야 하기 때문에 아예 방송이 일정 시간 중단된다"고 말했다.
MBC는 미국 게이츠에어로부터 납품받은 송신기 출력이 규정 출력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촉박한 본방송 일정으로 제대로 검증절차를 거치지 못한 제품을 납품받은 탓이다. MBC는 또 서울 관악산 안테나를 KBS와 공유하고 있어, KBS가 본방송을 시작하기 전까지 보조안테나를 써야 하는 문제도 있다. 보조안테나는 출력이 부족하고 음영 구역이 생겨 전파 왜곡이 생기는 데다, 나중에 KBS가 합류해 정식으로 안테나를 공유할 때 전파 간섭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KBS 상황은 더 심각하다. 최근 일본 NEC는 KBS에 당초 2월 납품키로 한 송신기를 오는 4월 납품 가능하다고 통보해왔다. 결과적으로 KBS는 5월 초쯤 시험방송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KBS 관계자는 "송신기 같은 고출력 무선장치는 전문 글로벌 기업에서만 만들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임시송신기를 이용해 시험방송도 아닌 임시방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통위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일단 본방송을 시작한 후 미비점을 개선하라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하루 중 일정 시간(주·야간, 혹은 10시간 등)만 UHD 본방송을 하도록 하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 고위관계자는 "본방송을 시작하더라도 UHD TV 수상기 보급도 부족하고, 방송시간도 최소한으로 설정해 당장은 시험방송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렇더라도 본방송을 시작하고 개선해야지, (방송사가) 2월 개국이 문제없다고 약속해놓고 이제 와 미루는 것은 수용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방송업계 일각에서는 방통위가 현 위원장과 상임위원 임기 내 UHD 본방송을 시작하기 위해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재홍 부위원장과 김석진, 이기주 위원은 3월 26일, 최성준 위원장은 4월 7일, 고삼석 위원은 6월 8일 임기가 만료된다. 반면 지상파가 UHD 방송을 내세워 700㎒ 대역 주파수를 공짜로 받아가 놓고, 이제 와 연기를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비판도 거세다. 또 차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노리고 오는 9월로 연기를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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