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의 질·생산량 높이고
재배비용·시간 절감 기대
생산량예측 SW도 선보여
재배비용·시간 절감 기대
생산량예측 SW도 선보여
KIST, '스마트팜 2.0' 기술시연
"지금까지 농사는 경험에 의존했지만 앞으로는 데이터가 좌우할 겁니다."
지난 24일 충남 천안 송남리 세운농장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 SFS융합연구단의 '작물 생육측정 기반 스마트팜 2.0 기술시연회'에서 김영식 상명대 교수(식물식품공학과)는 이같이 말했다.
SFS융합연구단은 이 농장에서 토마토 70그루에 '스마트팜 2.0' 기술을 적용해 연구를 하고 있다. 스마트팜 2.0은 기존에 온실의 온도와 습도, 일조량 등을 정보통신기술(ICT)로 원격 제어하는 '스마트팜 1.0' 기술에서 한 단계 나아가 이미지 처리기술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해 작물 생육정보를 취득·분석하고 생산량과 출하 시기 등을 정교하게 조절하게 해준다.
김 교수는 "그동안 농가에 보급된 1.0 기술이 농민들의 편의를 높이는 수준이었다면, 2.0 기술로는 본격적으로 작물의 질과 생산량을 높이고 재배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연구단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작물을 촬영해 생육 상태를 측정하고, 이를 자동으로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또 이렇게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웹상에서 생육 상태를 점검하고, 생산량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도 시연했다.
토마토의 경우 줄기가 너무 굵으면 과실로 가는 영양분이 줄어들 수 있고, 반대로 처음부터 과실이 너무 크면 줄기가 약해져 오랫동안 기르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성장 과정을 정확하게 파악해가면서 종합적으로 환경을 조절해줘야 질 좋은 토마토를 키울 수 있다.
그동안 농가에서는 작물의 생육 상태를 경험을 통해 눈으로 파악하거나, 직접 일일이 자를 이용해 측정해야 했다. 이런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직접 손을 대서 측정하다 보니 과실이 손상되는 문제도 있었다. 또 이를 수기로 작성한 영농일지는 오류가 많고 활용 범위도 생육 상태를 전년도와 비교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연구단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D 카메라를 이용해 직접 작물에 접촉하지 않고도 줄기의 휘어짐이나 가려져 있는 꽃, 과실의 부피 등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영상 분석에 AI 기술인 딥러닝을 적용해 자동으로 오류를 수정하고 작물의 미세한 변화까지 포착할 수 있도록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앞으로 여러 농가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계속 축적하면 생육 과정에 발생하는 문제를 미리 파악해 대응 방안을 제시하거나 최적의 수확시기와 수확량도 알려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주영 SFS융합연구단 박사는 "이 기술은 토마토뿐만 아니라 파프리카나 딸기 등 다른 시설원예 작물에도 적용 가능하다"며 "이미지 처리기술을 이용해 생육과정을 측정하고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고부가가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노주원 SFS융합연구단장은 "스마트폰을 활용한 작물생육 측정 기술은 스마트팜 선진국인 네덜란드의 상용화 기술과도 차별화된다"며 "앞으로 알고리듬과 센서 기술 등을 보강하고 데이터를 더 모아 완성도를 높여 글로벌 플랫폼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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