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미국 트럼프 정부의 출범을 두고 영국과 러시아는 '환영', 중국과 일본, 멕시코는 '경계'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미국이 한국에 과격한 통상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은 낮게 전망했지만, 반덤핑·상계관세 제소는 늘 것으로 우려했다.
KOTRA는 지난 23일 발간한 '트럼프 취임식 발표에 따른 주요국 반응 조사' 보고서에서 세계 주요 국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사에 나타난 기업 친화정책을 환영하면서도 보호무역주의에는 우려를 표했다고 24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선 영국과 러시아의 경우 트럼프가 공약한 인프라 재건으로 내수 경제를 키우고 법인세 인하와 세제개혁 등의 기업 친화 정책을 펼치겠다고 한 점에 대해 환영했다. 영국의 경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 당사국이고, 러시아는 트럼프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기업의 경우 트럼프 취임 후 미국, 유럽, 일본 등 서방의 경제제재 완화로 내수 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크고, 영국은 테레사 메이 총리가 오는 27일(이하 현지시간) 최초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와 영·미 자유무역협정(FTA),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독일의 경우 독일상공회의소가 미국에 진출한 1900개 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60%의 응답업체가 트럼프의 법인세 인하, 조세 개혁 공약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30%는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비즈니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응답업체 중 2%만이 미국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독일 세계경제연구소 등 주요 경제 싱크탱크는 보호무역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며 독일 수출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시하는 등 엇갈린 반응이다.
반면 중국은 트럼프 당선 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특히 철강 산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 초상증권은 미국 보호무역의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산업은 철강→화학→금속→고무→농산품→기계→방직 순으로 전망했다.
일본의 경우 아베 총리를 비롯한 고위급 인사들이 미·일 동맹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홍보 활동을 진행 중이고, 2월 내로 미·일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멕시코의 경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을 막기 위해 오는 25일 워싱턴을 방문, 양국 간 고위급 회의를 추진하는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 있는 주요 현지 바이어나 기업은 미국이 한국에 대해 과격한 통상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지만, 반덤핑·상계관세 제소는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도 일부 나왔다.
조영수 KOTRA 시장동향분석실장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우리 기업은 미국의 경기부양책을 기회로 삼아 공공인프라 시장 등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