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환율 영향… 4개월 연속 상승
지난달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출입물가가 4개월 연속 동반 상승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수입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9.2% 급증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경우, 가계 물가 부담이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16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12월 수출물가지수 잠정치는 86.13을 기록했다. 전월보다 2.9% 상승했고 1년 전과 비교하면 6.3% 올랐다.
이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2014년 12월 86.31을 기록한 뒤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수출물가가 오른 데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금리 인상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대부분 달러화로 이뤄지는 수출입 거래 특성상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환산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161.64원에서 12월 1182.28원으로 1.8% 상승했다.
한은은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가격이 오른 것도 수출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농림수산품 가격은 전월과 같았지만, 공산품 가격은 전월보다 2.9% 상승했다. 특히 공산품 중 석탄 및 석유제품이 12.1%나 올랐고 화학제품과 전자 및 전자기기는 각각 3.1%, 2.7% 상승했다. 수출품목 중에선 벙커C유가 20.3% 올랐고 TV용 LCD는 5.1%, D램은 2.3% 상승했다.
수입물가지수도 지난달 83.14로, 11월보다 4.2% 상승하면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9.2% 급등한 수치다.
수입물가 상승은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오른 영향이 컸다. 두바이유의 월평균 가격은 지난해 11월 배럴당 43.90 달러에서 12월 52.08 달러로 18.6% 올랐다. 유가가 오르면서 원재료도 광산품(13.2%)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11.6%나 상승했고 석탄 및 석유제품은 10.6% 올랐다.
수입물가가 1년 전과 비교해 10% 가까이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 가격이 오르고 농축수산물값도 급등하는 가운데 그렇지 않아도 커진 가계 생활 물가 부담이 더 가중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공현정기자 ko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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