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에 민감한 사람이 우울, 분노, 충동과 같은 감정을 더 많이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승환 일산백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사진)팀은 건강한 성인 157명을 대상으로 청각 반응의 예민성에 따른 감정적 예민성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에게 5가지 강도의 소리 자극을 들려주고 뇌파의 평균 기울기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청각 반응의 예민성을 계산했다. 이에 따라 소리에 예민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으로 분류한 뒤, 우울증(BDI), 불안(STAI), 충동·정서불안(CAARS) 척도 질문지와 충동 정서를 측정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소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감정적 예민성이 37% 더 높았고, 우울증은 41%, 분노는 34%, 충동성은 36% 각각 더 높게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소리 자극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분비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승환 교수는 "운전이나 비행기 조종, 기계조작, 위기상황 대처 등 고도의 집중을 요구하는 직업군이나 임무 실패가 사회적으로 큰 손실을 일으키는 분야에서는 사람의 정서적 예민성과 충동성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게 중요한 문제"라며 "뇌파를 이용한 정신건강 검진을 통해 오작동의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뇌과학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