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지속적인 통증을 조절하는 뇌 속 메커니즘을 규명해 만성 통증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정은지 연세대 교수(생명공학과·사진)팀이 뇌 속의 칼슘 의존성 음이온 채널인 '아녹타민-2(ANO2)'이 시상신경세포로 전달되는 지속적이고 과도한 통증 신호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통증은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감각이지만, 과도하거나 제어가 불가능한 통증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특히 만성 통증은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는 '악성 통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효과적인 치료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시상신경세포가 감각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것을 억제하는 음이온 채널의 존재와 메커니즘을 최초로 밝혀냈다. 신체에서 감지되는 촉각, 통증, 온도 등의 감각 정보들을 뇌로 전달하는 시상신경세포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칼슘 의존성 음이온 채널인 ANO2가 열리면서 감각정보 전달을 효과적으로 줄여준다. 동물 실험에서 ANO2 발현이 억제된 쥐는 정상 쥐에 비해 통증 반응이 지속적이고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ANO2 채널이 시상신경세포의 정상적인 신호 전달은 방해하지 않으면서 과도한 신호 전달만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표적으로 한 약물을 개발할 경우 현재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 대신 통증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진통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은지 교수는 "이 연구는 뇌의 정상적인 감각 정보전달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지속적이고 과도한 통증 정보 전달을 차단하는 메커니즘을 밝힌 것"이라며 "기존 통증 치료로 효과가 없던 지속적인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