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볼티모어의 2017시즌을 전망한 기사에서 김현수를 1번 타자로 예상했다.
이 매체는 김현수를 좌익수이자 1번 타자로 삼은 '김현수(좌익수)-애덤 존스(중견수)-매니 마차도(3루수)-크리스 데이비스(1루수)-요나탄 스호프(2루수)-세스 스미스(우익수)-웰링턴 카스티요(포수)-트레이 만시니(지명타자)-J.J. 하디(유격수)'의 라인업을 베스트 9으로 전망했다.
다만 김현수가 확고부동한 주전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현수는 지난 시즌 95경기 305타석에 나서 타율 0.302 6홈런 22타점을 올렸는데 이 중 우완을 상대로는 타율 0.321 6홈런 22타점으로 아주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좌완 상대로는 단 하나의 안타도 쳐내지 못했다.
물론 우완을 상대로는 287타석에 들어선 결과이고 좌완을 상대로는 18타석에 불과한 점을 이유로 삼을 수 있겠지만 여전히 벅 쇼월터 오리올스 감독의 머릿속에 김현수는 우완이 등판할 때 출전하는 플래툰 선수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론에는 지난 7일 성사된 트레이드도 무게를 실어준다.
볼티모어는 선발투수 요바니 가야르도를 시애틀 매리너스로 보내고 외야수 세스 스미스(35)를 받아왔다.
우익수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스미스는 김현수와 같은 좌타자 플래툰이자 테이블세터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스미스 역시 김현수처럼 우완 상대로는 348타석에 들어서 타율 0.256 16홈런 58타점의 기록을 남겼지만 좌완 상대로는 30타석에서 타율 0.167 0홈런 5타점을 기록했을 뿐이다.
따라서 지난해 김현수와 플래툰을 이뤘던 우타자 조이 리카르드(26)가 두 선수와 짝을 이뤄 플래툰 시스템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USA투데이 역시 이 같은 상황이 펼쳐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매체는 "왼손 타자 김현수와 스미스에게 주전 출전의 우선권이 있지만, 오른손 타자인 조이 리카드·크리스티안 워커·대니얼 알바레스가 번갈아 출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김현수는 분명 한국에서는 플래툰 시스템 아래 갇힐 선수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리그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훌륭히 적응한 김현수가 좌완 상대 능력만 퇴보할리는 없다.
한국에서의 기록을 살펴보면 우완이 좌완보다 많은 관계로 타석수에서는 두배 가량 차이가 나지만 미국으로 진출하기 전 5년인 2011년에서 2015년까지 오히려 좌완 상대 타율(0.353)이 우완 상대 타율(0.313)보다 높았다.
따라서 첫 시즌, 18타석에 불과한 좌완 상대 타석은 김현수에게 좌투수 상대로 약하다는 낙인을 찍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기회다.
결국 김현수가 적지만 분명히 주어질 좌완 상대의 타석에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할 수 있다면 플래툰 시스템을 넘어 확고부동한 주전 좌익수로 발돋움할 있는 시즌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 같은 예상은 모두 현재의 선수들로 시즌을 돌입할 경우에만 유효한 것이다. 새로운 선수가 온다면 현재의 구도는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쇼월터 감독은 "플로리다주 새러소타 미니 캠프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외야수를 추가로 영입해야 한다"고 말하며 주전급 우타자의 영입을 원했다.
그는 "100에서 200타수가 아니라, 400에서 500타수를 말하는 거다. 우리 디비전에 얼마나 많은 왼손 선발 투수가 많은지 본다면, 우리는 그걸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볼티모어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 타율 0.234에 그쳐 30개 구단 중 29위였다. 쇼월터 감독이 우타 외야수를 원하는 것이 허무맹랑한 소리가 아닌 까닭이다.
장윤원기자 cy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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