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조달시장에서 3D 프린팅과 같은 기술변화와 성장속도가 빠른 제품에 대한 품질기준이 점차 까다로워지고, 클라우드 등 소프트웨어(SW) 상품 구매등록이 확대될 전망이다. 미래 신성장 제품에 대한 공공조달 수요를 선제적으로 창출해 혁신적 조달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양호 조달청장은 9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신년 브리핑을 갖고 이런 내용을 담은 '2017년 조달청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조달사업 규모는 지난해 51조8000억원보다 6.2% 증가한 55조원에 이른다.
우선 미래 신성장 제품에 대한 시장 제공을 위해 시장 표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드론 등과 같은 신기술 제품에 '경쟁적 협상계약 방식'을 도입하고, 지능형 로봇 등 미래성장동력 제품을 우수조달물품으로 우대해 각 공공기관에 우선 공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기술변화와 시장성을 기준으로 품질기준을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단계적 기술견인품목'을 지정하고, 고용효과가 큰 SW 구매 활성화와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증가 등을 대비해 미래부의 '클라우드 스토어' 등록 상품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창업초기 기업에 대한 조달시장 진입도 한층 넓어진다. 지난해 10월 벤처·창업기업 제품의 공공구매 촉진을 위해 도입한 '벤처나라'의 등록 제품을 늘리고, 창업기업 인정범위를 창업 후 5년에서 7년으로 확대해 사업초기 공공수주를 지원한다.
6000여개 기업이 참여해 13조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지는 다수공급자계약제도(MAS)와 관련한 계약보증금 분납 허용과 입찰보증금 경감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 경쟁성이 낮은 일부 중소기업간 경쟁품목을 일반 경쟁입찰로 전환하는 등 중소기업 성장과 기술·품질 위주의 계약자 선정을 추진한다.
조달기업의 해외 조달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서는 수출잠재력이 큰 해외조달시장 진출 유망기업(G-PASS)을 지난해 341개사에서 500개사로 늘리고, 글로벌 공공조달 상담회와 나라장터 엑스포 등 해외 바이어 초청을 확대할 방침이다.
공정한 조달시장 거래질서 확립도 추진된다. 상대적으로 입찰자가 적어 담합소지가 높은 기술형 입찰과 종합심사낙찰에 대한 담합징후 진단기준을 개선하고, 신설된 조사권을 통해 공공조달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는 한편 가격 부풀리기를 통한 부당이익금 환수에 적극 나선다.
이밖에 KS 등 표준규격 부재로 인한 계약지연과 품질저하 방지를 위해 조달업체와 민관 공동의 표준규격 수립 체계를 마련하고, 공공시설물의 내진설계 의무 대상을 3층에서 2층 이상으로 확대해 지진 피해를 대비할 방침이다.
정양호 조달청장은 "조달행정 혁신을 위한 새로운 과제와 벤처나라 운영 본격화 등 그간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과제를 균형있게 추진할 계획"이라며 "조달시장에서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잘못된 부분은 고쳐서 조달생태계의 내실을 다져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정양호 조달청장이 9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2017년 조달청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새해 주요 조달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