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신분증을 찍어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허가되지 않는 사람이 볼 수 없게 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금융권이나 통신사 등에 제출하는 신분증이나 CCTV, 블랙박스 영상 속 자동차 번호, 병원기록 등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새로운 기술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개인정보를 자동으로 식별해 암호화하고, 허가받은 사용자나 특정 기기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증강 프라이버시 마스킹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으로 영상이나 사진의 개인정보를 자동으로 탐지해 '비식별(마스킹)' 처리한 후 파일로 저장해 허가된 사람과 기기에서만 파일을 열면 원래 영상을 복원해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준다.
허가되지 않은 사람과 기기에서는 개인정보를 흐릿한 형태로 보이도록 해 파일이 유출되더라도 개인정보 노출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코덱 독립형으로 개발됐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사진파일 형태의 JPEG, 동영상 MPEG 파일, 문서파일 등 다양한 확장자와 호환할 수 있어 컴퓨터 저장 문서뿐만 아니라 출력물, 팩스 등 오프라인 문서와 동영상에도 널리 적용할 수 있다.
아울러 스마트폰, PC, 스캐너 등 다양한 기기에 적용할 수 있으며, 허가된 단말기에 앱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활용할 수 있다.
ETRI는 며 내년 상반기 중으로 오프라인 문서상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방지를 위한 'O2O 증강 프라이버시 마스킹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택배나 우편물의 운송장에 기입된 이름과 주소 등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해 택배 배달원의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어 안전한 보안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건우 ETRI 휴먼인식기술연구실장은 "비대면 환경으로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안전성을 제공하는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TRI 연구자가 스마트폰으로 신분증을 촬영할 때 개인정보가 자동으로 비식별되는 장면으로, 비식별된 파일은 저장된 후, 허가받은 사용자나 특정기기에서만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ETRI 제공
ETRI가 개발한 '증강 프라이버시 마스킹 기술'의 개념도로,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인정보를 찾아 비식별한 뒤 파일로 저장,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