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무엇을 담았나
"우리나라는 구약성경 시대의 규제에 갇혀있다. 구글 같은 기업이 나올 수가 없다."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체계 자체를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공지능(AI) 등 지능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신산업이 출현하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위해서 정부의 진입 규제를 대폭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15일 서울 강남 건설회관에서 열린 '지능정보사회 추진 민관 콘퍼런스' 현장에서는 신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주문이 이어졌다.
이영대 법무법인 수호 변호사는 "지금 우리의 산업규제는 막대한 계율과 율법이 존재하는 구약 성경 시대와 같다. 단순하고 명료한 신약 규제 시대로 바뀔 필요가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할 때는 이러한 규제 철학의 변화, 원칙의 변화가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래창조과학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내놨다. 미래부는 인공지능(AI) 등 지능정보기술이 전방위 산업과 융합돼 생산성을 높이고 삶의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내다봤다.
행사에서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산업 발전 전망과 도전과제 토론에 참석한 백규태 KT융합기술원 소장은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됐으며, 정부와 산업계, 학계가 힘을 합쳐 지능정보산업에 역량을 집중하면 우리나라에서도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세계시장 선도 기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대 변호사는 이를 위한 선결 조건으로 정부의 산업 진입규제 완화를 들었다. 그는 "지금은 서비스 할 때마다 하나 하나 인가, 허가, 등록, 신고해야 하는 등 진입규제가 너무 많다"며 "시작이 반이라고 하는데, 아예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진입규제 때문에 구글 등 해외 기업이 처음 시작할 때처럼 창고, 실험실, 교실에서 창업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지적이다.
이 변호사는 "행정소송을 할 때는 피고가 전부 대한민국인데, 사업을 시작할 때는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주무 부처들이 모두 다르다"며 "우리나라에서 구글 같은 회사가 나오려면 창의력을 행정비용에 소진하지 않고 연구와 개발에 집중하도록 만드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을 설명한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민간이 혁신을 주도하고 정부는 조력자로 지원하는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며, 규제 체계 역시 네거티브 방식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원 미래부 국장은 "현재 우리나라 기업 환경에서 구글 같은 기업이 나오기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구글 같은 기업이 되려면 결국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봐야하고, 처음부터 세계적 시각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윤희기자 y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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