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훈 한국후지제록스 인사부장
![[발언대] 스마트시대, `9 to 6` 바꿔보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612/2016120702102269816001[1].jpg "[발언대] 스마트시대, `9 to 6` 바꿔보자")
얼마 전 출근길 꽉 막히는 도로 위에서 불현듯 '왜 모두가 같은 시간에 같은 공간으로 출근해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탄력근무제를 시행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이 있기는 하지만 기업들 대부분은 '9 투(to) 6', 즉 9시까지 사무실로 출근해 6시까지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모두가 비슷한 시간에 회사에 도착해야 하니 지하철을 이용하든, 버스를 이용하든, 자가용을 이용하든 자연스레 출퇴근 시간에는 많은 인파가 몰릴 수밖에 없다.
단순히 출퇴근길만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9 to 6 원칙은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출근 시간을 30분으로 가정하면 퇴근길까지 한 시간을 길에서 보내게 된다. 출근 전에 씻고 단장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적어도 하루에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를 출퇴근에 사용하는 셈이다. 물론 이동 중에 책을 읽거나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자기계발을 위한 온라인 과정을 수강할 수도 있고 잠시 잠을 청할 수 있겠지만, 만원 지하철, 버스 안에서 그런 '여유'를 부리기는 쉽지 않다. 하루에 두 시간씩 일 년이면 700시간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 길에 버려지는 것이다.
필자는 이전까지 9시 출근, 6시 퇴근이 필요했던 이유로 외부에서의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수단의 부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두가 같은 시간의 일을 해야만 더욱 원활한 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는 회사에 비치된 각종 자료를 확인하고 회의나 보고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기 위해 사무실에 꼭 나와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스마트폰과 PC를 보유하고 있는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집이나 외부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솔루션과 서비스들이 출시되고 있어 오히려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업무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필자가 몸 담고 있는 한국후지제록스는 클라우드 서비스 '워킹폴더'를 통해 회사 밖에서의 업무 진행을 돕는다. 워킹폴더를 활용하면 PC나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 문서를 편집, 공유할 수 있어 꼭 출근을 하지 않더라도 집에서, 혹은 근처 카페에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물론 정보 유출 등 보안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공인 IP 주소별로 접근 제한을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나 접속할 수 없으며 데이터 통신 암호화를 통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자료를 공유하고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꼭 한자리에 모여서 진행해야 했던 회의도 이제는 각자 편한 곳에서 진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통해 회의는 물론 실시간 자료 공유와 편집까지 할 수 있는 화상 회의 솔루션도 출시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업무 환경은 9 to 6 원칙 꼭 필요했던 때와 크게 달라졌다. 길고 지루한 출퇴근 시간 없이도 얼마든지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하다. 이제 우리의 인식이 변화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꼭 9시까지 사무실로 출근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삶의 질은 물론, 업무 효율성까지 크게 높일 수 있다. 조금씩이라도 인식이 바뀌어 언젠가는 출퇴근 시간 교통 체증이 나아지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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