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북미 등 미주지역
전체 매출의 '3분의 1' 차지
관세 부과땐 수익성 악영향
동부대우 멕시코 생산제품
중남미 전역 수출에 '차질'
반덤핑 관세 '난항'도 예상
전체 매출의 '3분의 1' 차지
관세 부과땐 수익성 악영향
동부대우 멕시코 생산제품
중남미 전역 수출에 '차질'
반덤핑 관세 '난항'도 예상
미국 '트럼프 시대' / 산업 후폭풍
[디지털타임스 김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의 승리를 거머쥐면서 국내 가전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고율 관세부과 등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들이 미국 의존도가 큰 국내 가전업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동부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들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정책 변화 가능성 등에 예의를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35% 관세를 부과하는 등의 공약을 내놓은 데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미국에 유리하게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 공장에서 TV, 세탁기, 생활가전 등을 생산해 미국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수익성은 물론 판매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북미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매우 중요한 곳이다.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액에서 미주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1.5%, 지난해 31.4%다. 올 상반기에는 32.6%에 이르렀다. 한해 매출의 3분의 1을 미국을 포함한 북미에서 거둬들이는 상황이다.
LG전자 역시 전체 지역 가운데 미주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25.1%, 지난해 29%로 높아졌다. 올 상반기 북미 지역 매출액 역시 7조9758억원으로 29.1%의 비중을 차지했다.
동부대우전자도 멕시코공장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제품을 연간 150만대씩 생산해 중남미 전역으로 수출하고 있어 고율의 관세부과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트럼프가 자국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북미시장 공략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삼성의 경우 북미 지역에서 판매한 세탁기 280만대를 자발적으로 리콜했고 갤럭시노트7 사태 등으로 미국 시장의 신뢰성 문제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트럼프가 중국에서 생산, 수입하는 제품에 45%에 이르는 높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인 점도 위기다.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존 관세율만 해도 각각 111%, 49%에 달하는 수준으로 향후 판매량과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그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프타 협정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받아 왔지만 이 역시 불확실할 전망이다.
반덤핑 관세에 따른 어려움도 예상된다.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 지난 9월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바 있다. 중국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되는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 판정이 오는 12월로 아직 남아있어 통상마찰 심화가 우려된다.
이에 가전업계는 이 같은 상황의 우려되자 우선 트럼프의 정책 방향 확정에 예의를 주시하며 이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미국에 생산 공장이 없는 경우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거나 불이익을 주는 정책 등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지금보다 강화되면 국내 가전업계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 정책변화가 크게 일어날 수는 없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대비가 필요해 현재 트럼프 정책에 대해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김은기자 silverkim@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