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발 한·중 여론악화 등 변수
현지 인증규준 확정후 순차 검토
"선수주 후건설 방침따라 추진"
현지 인증규준 확정후 순차 검토
"선수주 후건설 방침따라 추진"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중국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 진출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5차 모범규준 심사 결과 발표 이후 상황을 고려해 시장 진출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배터리 셀 공장을 추진하는 시점을 중국 공업화신식화부(공신부)의 제5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심사 이후로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여론악화, 자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 육성, 수출 강화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어디로 갈지 오리무중"이라며 "선 수주 후 건설이라는 기본 방침에 따라 중국 현지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공장 건설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용우 SK이노베이션 BNI 경영기획실장은 지난달 28일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중국 생산라인 증설은 현재 중국 현지 파트너와 지속적인 협의 중"이라며 "배터리에 대한 중국 업체의 니즈와 파트너사의 협력 의지는 변함이 없고, 장기적으로 중국에 진출하는 것에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 진출에 대한 의지는 확실하지만, 진출 시점에 대해서는 탄력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 담겼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방침은 현지에 진출한 국내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삼성SDI 모두 현지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의 가동률이 낮은 수준이다. 두 회사 모두 제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에 실패했고, 때문에 삼성SDI의 경우 장화이자동차(JAC)의 전기차에 배터리 공급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합작뿐 아니라 현지 배터리 제조업체의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최근 보조금 오지급 사례를 적발하는 한편 내년부터 보조금 축소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경쟁력이 없는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줄도산을 예상한다.
아울러 중국 지방정부와 관계, 인센티브 제공 등을 고려해 어느 지역에 공장을 지을지 역시 현재 고려사항 중 하나다. 예를 들어 KOTRA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의 경우 지난해 약 50억위안(8200억원)을 투자해 중국 최고 수준의 자동차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기차 생산 업체당 연간 약 400만위안(5억원) 수준의 차량 물류비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연간 1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 생산량을 4GWh로 늘리기 위해 서산 공장에 제조공장 1개 동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우선 800MWh의 라인 설비를 만들어 메르세데스 벤츠에 공급하고 추가 수주 상황에 맞춰 증설할 방침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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