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건축 아이디어' 구현 환경 조성해야
![[부동산 Q&A] 해외 사례로 본 국내 건설업 한계 극복방법은?](http://contents.dt.co.kr/images/201610/2016103102101076036002[1].jpg "[부동산 Q&A] 해외 사례로 본 국내 건설업 한계 극복방법은?")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걸었던 이번 정부도 이제 근 1년여밖에 남지 않았다. '창조'라는 사전적 의미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점에서 볼 때 창조경제의 근본은 아마도 창의성 발휘에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바둑 대결은 인공지능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우리를 무색하게 만들었고 산업 곳곳에서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굳이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고 한 걸음 더 진전시키는 데 이바지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인간의 창의성에 있음을 오랜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내수시장의 위축과 인재의 이탈을 걱정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 건설산업의 한계 극복도 '창의성'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는 건 아닐까.
우연한 기회에 마주한 영국의 헤더윅 스튜디오는 건설에서 창의성 발휘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좋은 계기가 됐다. 헤더윅 스튜디오는 1994년 토마스 헤더윅(Tomas Heatherwick)에 의해 설립된 디자인 회사다. 초기 프로젝트는 가구와 소품, 도시의 설치물 등 소규모 디자인 영역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2001년 건축 프로젝트를 의뢰받은 것을 계기로 다양한 건축물과 교량과 같은 사회기반시설로 그 영역을 확대했다. 놀라운 점은 헤더윅 스튜디오에서는 개발된 아이디어에 적합한 자재나 시공사가 없는 경우 독창적 아이디어 구현을 위해 직접 건축자재를 제작하고 시공까지 수행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이디어와 형태를 엮어 하나의 일관성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헤더윅 스튜디오가 추구하는 접근방식이었다. 헤더윅은 '독창적인 디자인'이라는 하나의 콘셉트를 가지고 가구부터 건축물까지 업역을 확대했으며 일관성 있는 스토리를 완성하기 위해 자재 제작과 시공까지를 경계 없이 해 나갔던 것이다. 결국 이것이 헤더윅 스튜디오가 영국을 넘어 싱가포르, 상하이로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이제 우리를 뒤돌아보자. 건축설계와 시공을 겸비하는 것은 제도상 원천적으로 막혀있고 경제성과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발주 관행에서 독창적인 디자인을 시현하기에는 공기와 공사비가 턱없이 부족하다. 더욱이 감사를 걱정하는 공무원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자재와 신공법을 적용하느니 차라리 설계변경을 하는 것이 더 쉬운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창의성이 발휘되기를 기대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일일 것이다. 경계를 허물로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 창조경제가 건설업에도 구현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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