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잇단 대규모 설비 투자
내년 이후 격차 더 벌어질듯
국내업체 OLED선회 '집중투자'
"품질·가격, LCD 뛰어넘을 것"
내년 이후 격차 더 벌어질듯
국내업체 OLED선회 '집중투자'
"품질·가격, LCD 뛰어넘을 것"
[디지털타임스 김은 기자] 내년 2분기를 기점으로 한국이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력 측면에서 중국에 추월당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평판디스플레이(FPD) 설비투자 증가에 따른 것으로 2003년 이후 14년 동안 한국이 지켜온 세계 LCD 1위 자리를 중국에 넘겨줄 상황에 부닥쳤다.
11일 시장조사업체 IHS의 찰스 아니스 수석이사는 "수년간 새로운 평판 디스플레이 공장에 대한 투자는 중국 기업들의 투자로 2017년 2분기 중국이 지금까지 지속한 한국의 생산능력을 초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IHS가 내놨던 내년까지 한국이 LCD 시장 1위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보고서보다 시점이 빨라졌다는 얘기다. 당시 보고서에서 IHS는 국가별 LCD패널 생산능력에서 2014년 한국 9883만㎡, 중국 4107만㎡로 우리나라가 두 배 이상 앞섰지만, 2017년 한국 9910만㎡, 중국 8090만㎡로 중국이 바짝 추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IHS가 지난 6월 내놓은 자료를 보면 8세대 LCD패널 생산능력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이 한국을 앞선다. 8세대 생산능력은 지난해 한국 4887만㎡, 중국 4232만㎡에서 올해 한국 4838만㎡, 중국 5825만㎡로 중국이 추월한다. 오는 2017년에는 한국 4871만㎡, 중국 6633만㎡로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의 양대 패널업체인 BOE와 차이나스타가 최근 6세대, 8세대 라인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65인치와 75인치 패널의 효율적인 생산은 물론 10.5세대 공장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10년을 넘게 이어온 한국의 LCD 시장 지배력이 무너지면서, 국내 업체들은 유기발광디이오드(OLED)로 방향을 급선회하고 있다. 기술격차가 좁혀진 LCD 시장에서는 차별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자 관련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지난해 천안에 위치한 노트북PC, 모니터용 LCD를 생산하는 L5 라인의 가동을 중단했고 올해는 40인치대의 LCD 패널을 생산하는 L7 1단계 라인설비의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세대 이상 LCD 패널은 지분을 투자한 중국 TCL로부터 공급 받을 예정이다.
이 회사는 대신 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 위치한 A3 생산설비에서 생산하는 6세대 플렉서블 OLED 패널 생산량을 현재 월 1만5000장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월 7만장으로 늘릴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저가 LCD 패널 비중을 줄이는 대신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LCD 제품군을 조정하고 있으며 고속 성장하는 OLED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10세대 이상 LCD 투자에 대해 신중한 자세인 반면 OLED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전체 설비투자 5조원 중 60% 이상을 OLED에 투자할 계획이고, 내년부터 플라스틱 OLED의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OLED 패널 수율과 기술력을 끌어올려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LCD를 넘어설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한국이 현재 10세대 이상 LCD에 집중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시기상 늦은 데다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올해 평판디스플레이(FPD)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89% 증가한 129억달러(14조3396억원)에서 내년 130억달러(14조4508억원)에 도달한 뒤 2018년 감소한 18억달러(13조116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김은기자 silve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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