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항공기 보유 대수 5배 급증
연봉 2~3배에 비행시간도 짧아
작년 양대 항공사서 61명 이탈
공군 출신·해외 영입으로 메워
연봉 2~3배에 비행시간도 짧아
작년 양대 항공사서 61명 이탈
공군 출신·해외 영입으로 메워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조종사 이탈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중국 항공사들이 업무 숙련도가 높고, 문화적 이질감이 덜한 한국인 조종사 스카우트에 나서고 있어서다. 국적 항공사들은 공군 출신과 해외 항공사 조종사를 영입해 이탈자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아시아나항공에서 해외 항공사로 이직한 조종사는 4명이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이직자들의 회사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중 중국 항공사도 있는 것으로 항공업계는 추정한다. 아시아나항공에서 중국 등 외국계 항공사로 이직한 조종사는 지난해 15명으로 2014년 6명에 비해 9명이나 늘었다.
대한항공 역시 최근 중국 항공사로 갈아타는 조종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중국 항공사로 이직한 조종사는 46명으로 2013년과 2014년 2년간 총 9명에 비해 5배나 증가했다.
중국이 최근 국내 항공사의 핵심 인력인 조종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부상한 것은 현지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항공기 보유 대수는 2008년 1430대에서 2013년 2310대로 61% 급증했다. 중국 항공기 리스(임대) 업체가 보유한 비행기는 2010년 약 100대에서 지난해 약 1000대로 10배나 증가했다. 중국의 항공 수요는 향후 20년간 4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문제는 국내 핵심인력의 추가 이탈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 항공사들은 숙련도가 높고, 같은 유교 문화권에 속한 한국인 조종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내 외국인 기장은 한국인이 전체의 20%로 1위를 차지했다. 국내 항공사보다 중국 항공사들이 2~3배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데다가 비행시간도 최대 200시간 정도 짧아 국내 조종사 역시 이직을 꺼리지 않는 분위기다.
국내 항공업계는 국내외에서 조종사를 채용하는 한편 처우개선 등으로 인력이탈에 대응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해외 에이전시를 통해 외국인 조종사를 확보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해외 에이전시뿐만 아니라 공군 조종사 출신 조종사를 영입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항공사로 이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급여 인상 때문"이라며 "다만 해외 항공사는 정규직이 아니어서 고용 불안과 문화 차이에 따른 적응 문제도 있는 만큼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지 지속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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