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선발 양현종) vs 롯데(선발 노경은) - 사직구장
KIA는 올 시즌 롯데만 만나면 호랑이 기운이 솟아났다. 3차례 만나 2번의 위닝시리즈와 한 번의 싹쓸이, 시즌 전적 7승 2패의 절대우위다. 당연히 KIA의 목표는 이런 분위기를 후반기 내내 이어가는 것이고 그 선봉장에 에이스 양현종이 섰다. 양현종은 올 시즌 롯데를 한 차례 만나 7이닝 동안 2실점하며 승리를 챙긴바 있다. 타율과 도루를 제외한 각종 타격지표에서 KIA 앞선 만큼 양현종이 잘 버텨준다면 후반기에도 호랑이 앞에서 작아지는 거인을 볼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올 시즌 39승 43패를 기록 중이다. 5할 승률에서 4게임이 모자란다. 9개 구단 중 KIA 상대로만 -5를 기록중인만큼 KIA전 성적 개선은 전체 순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거기다 KIA는 5위 경쟁자로 물러설 수 없는 상대다. 조원우 감독 역시 이를 고려한 듯 후반기 첫 KIA전 선발로 노경은을 낙점했다. 레일리나 린드블럼이 있음에도 노경은을 낙점한 이유는 올 시즌 KIA 상대로 롯데가 올린 2승 중 1승을 노경은이 올려줬기 때문이다. 노경은은 지난달 22일 5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4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바 있다. 노경은이 대등한 선발싸움 구도를 만들어준다면 사직구장의 승패는 오리무중에 빠질 것이다.
◆삼성(선발 윤성환) vs 두산(선발 장원준) - 잠실구장
지난해 1위와 올해 1위팀의 대결이지만 현재 팀 분위기는 너무도 다르다. 두산은 시즌중에 김태형 감독의 3년 재계약을 발표할 만큼 끝없는 상승세다. 두산은 과거에도 김인식 감독, 김경문 감독 등이 장기간 감독 자리를 맡아 팀의 기틀을 다진 사례가 있다. 김태형 감독도 새로운 계약기간을 채운다면 두산에서 총 5년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명장으로서 발돋움하기 충분한 시간이다. 두산은 후반기 첫 경기 선발로 장원준을 내세웠다. 올 시즌 9승3패 10번의 QS를 기록중인 장원준은 삼성 상대로는 1승무패 방어율1.35로 더욱 강했다.
반면 사상 최초로 팀순위가 꼴찌로 내려앉는 등 내홍을 겪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올스타 브레이크를 계기로 반등을 꾀한다. 상대가 1위를 질주중인 두산(상대전적 2승5패)이라 부담스럽지만 에이스 윤성환이 등판하는 만큼 최근 5경기 타율 0.266을 기록중인 타선이 조금만 힘을 내준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SK(선발 윤희상) vs NC(선발 이재학) - 마산구장
상위권 진입을 노리는 SK로서는 이번 NC전이 절호의 기회다. 43승42패로 4위를 기록중인 SK와 47승2무28패를 기록중인 2위 NC와의 게임차는 9경기, 3위 넥센(48승1무36패)과는 5경기반 차이다. 가시권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후반기 경기는 아직 많이 남은 만큼 상위권과의 맞대결에서 차곡차곡 승수를 줄여간다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SK는 올 시즌 NC 상대로 방어율 1.50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윤희상을 선발로 내세운만큼 하반기 막판 팀타율 0.314를 기록한 타선이 힘을 낸다면 시리즈 첫 경기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시즌 막판 3연패를 당하다 두산 상대로 2연승을 이끌어낸 NC로서도 이번 시리즈는 쉽게 물러날 수 없는 시리즈다. 선발인 이재학은 SK 상대로 2승무패 방어율 2.70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최근 5경기 타율 0.254에 그치고 있는 방망이. 나성범-테임즈-이호준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자들의 부진이 뼈아프다. 또 SK 상대로 27타수 5안타 타율 0.185를 기록하고 있는 박석민의 분전도 필요하다.
◆LG(선발 소사) vs 넥센(선발 피어밴드) - 고척돔구장
34승1무45패로 8위에 그친 LG는 전반기 내내 수 많은 실험을 해왔다. 투수들은 보직 변경을, 타자들은 타순 변경을 받아들여야 했다. 양상문 감독이 후반기 개막을 앞두고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고 선언한만큼 이제는 좋았던 때의 모습을 유지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것으로 예상된다. 그런의미에서 선발진, 그 중에서도 에이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올 시즌 LG는 소사(4승4패 방어율 4.72)를 에이스로 기용중이다. 소사는 QS 9회로 나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좋은 모습도 아니었다. 이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소사가 살아난다면 류제국과 우규민 등 다른 선발들도 보다 안정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올 시즌 1위를 질주중에 두산에 가려있지만 넥센이야말로 가장 이변을 일으킨 신데렐라팀이다. 시즌 전 하위권을 멤돌 것으로 예상됐던 넥센은 고종욱·서건창의 테이블 세터진에 김민성·김하성·대니돈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이택근·채태인에 이르기까지 물샐틈없는 타선과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투수진,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3위에 올라 있다. 선발로 예고된 피어밴드는 올 시즌 5승7패로 승보다 패가 많지만 10번의 QS 숫자가 말해주듯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LG 상대로 한 방어율도 1.42로 좋다. 소사와 피어밴드가 전반기와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승리는 홈팀인 넥센 쪽으로 기울 것이다.
◆KT(선발투수 로위) vs 한화(선발투수 카스티요) - 대전구장
대전구장에서는 두 외국인 투수가 맞붙는다. 김성근 감독과 함께 가을야구를 꿈꿨던 한화는 34승3무44패로 7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6위 KIA와 2경기, 5위 롯데와는 3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승패가 얼마 차이나지 않는만큼 후반기에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하지만 1승6패1무에 그친 KT와의 승부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는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일단 한화는 KT와의 시리즈에 외국인 투수를 총출동시켜 최소한 위닝시리즈를 거둔다는 자세다.
올 시즌 KT가 올린 32승 중 6승이 한화를 상대로 거둔 승리다. 그만큼 선수들도 한화를 만나면 해볼만하다는 의욕이 가득하다. 외국인 투수 총출동령을 내린 한화에 맞서 KT도 국내 무대에 첫 선을 보이는 조쉬 로위를 선발로 내세웠다. 로위는 제구력을 바탕으로 한 정교한 투구를 하는만큼 국내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적응이 먼저다. 만약 로위의 적응기간이 길어진다면 한화로서는 대 KT전 전적을 만회할 수 있는 찬스가 될 것이다.
장윤원기자 cy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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