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습'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인 1706시간보다 무려 300시간 이상이 많은 2057시간이다. 하지만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13년 기준 OECD평균의 80% 수준에 불과하다.
노동시간과 노동생산성이 정비례 관계에 있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대 국회 임기 시작과 동시에 이른바 '칼퇴근법'이라고 불리는 근로기준법·부담금관리법·고용정책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들은 장시간 근로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초과하는 근로시간을 유지하는 사업주에게 장시간근로유발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으며(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 현재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포괄산정임금계약을 제한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처벌규정을 마련하는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의 업무개시·종료시간을 의무적으로 측정·기록해 노동시간의 관리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담고 있다.
이 의원은 8일 디지털타임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노동시간이 생산력과 비례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연장근로를 당연시하는 사회적 인식에도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기본급, 제 수당 등을 구분하지 않고 일괄해 월 급여액, 일당 임금으로 정하는 포괄산정임금제를 용인하고, 실근로시간에 대한 측정 제도가 미비해 장시간 노동과 임금착취를 조장하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장시간 근로관행은 근로자의 건강을 해치고 일·가정 양립을 방해하는 요소인 동시에 정규직의 과중노동, 낮은 여성고용률 등으로 이어져 고용창출의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며 "노동연구원이 2011년 내놓은 연구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근로시간을 OECD 평균으로 줄이게 될 경우 약 97만개에서 169만개의 일자리라 창출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장시간 근로관행을 개선하면 일자리 창출로도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승기자 yos5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