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제시 없이 일방통보 '논란'
국내 카드사 대응역량도 미흡
"국제 브랜드 공동 개발 필요"
국내 카드사 대응역량도 미흡
"국제 브랜드 공동 개발 필요"
비자카드가 최대 2배에 달하는 수수료 인상을 단행하면서 국내 카드사들에게 제대로 된 인상 근거조차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비자카드는 국내 카드사에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면서 수수료 인상 이유나 조정 근거 등을 전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자카드는 언론에 수수료 인상 근거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비자카드코리아 측은 "카드사들과의 개별 계약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며 "다만 각각의 카드사들에게 수수료 인상 근거는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결과 국내 카드사들은 비자카드로부터 수수료 인상 이유나 조정 근거에 대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협의나 인상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인상하겠다'는 일방적 통보만 전달받았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와 관련해 인상 내용 외에 비자카드로부터 전달받은 것은 없다"며 "비자카드는 국내 카드사에게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도 "비자카드로부터 수수료 인상 이유를 전달받은 카드사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비자카드가 이처럼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하는 데는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친' 국내 카드사들의 무능이 자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카드사들은 지난 2009년에도 비자카드가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통보하는 동일한 사태를 겪었다.
당시에도 이들이 취한 대응은 공동 항의서한 발송이 전부였다.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인 비자카드와 제휴해야 해외 결제 이용자를 보다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비자카드의 독불장군식 수수료 인상을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여야만 했던 것이다.
일부 카드사는 비자카드에 종속된 환경에서 탈피해 독자적인 해외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자생력을 갖추겠다며 제휴를 확대한 곳도 있다. 신한카드는 비자카드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JCB와 아멕스(AMEX)와 손 잡고 독자 브랜드를 만들었다. KB국민카드 역시 유니온페이, JCB 등과 제휴를 맺었고, 비씨카드는 미국의 디스커버(Discover), 일본의 JCB, 중국의 유니온페이와 협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카드사의 이런 노력 이마저도 2010년 초반 '반짝 강화'에 그쳤을 뿐, 6년이 넘는 시간동안 흐지부지된 상태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카드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는 동남아 시장은 개별 카드사들이 진출할 수 있지만 이미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카드사 공동으로 국제 브랜드를 개발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카드사들은 비자카드의 수수료 인상 조치가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일 뿐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카드사 공동명의의 항의서한 발송 등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개별 카드사 역량으로 국제 브랜드를 만들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결국 일본 JCB나 중국 유니온페이처럼 국제 브랜드를 갖춰야 비자카드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갖출 수 있는데, 현재 그런 능력을 갖춘 카드사도 없고, 이를 위한 중장기적인 투자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
19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비자카드는 국내 카드사에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면서 수수료 인상 이유나 조정 근거 등을 전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자카드는 언론에 수수료 인상 근거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비자카드코리아 측은 "카드사들과의 개별 계약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며 "다만 각각의 카드사들에게 수수료 인상 근거는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결과 국내 카드사들은 비자카드로부터 수수료 인상 이유나 조정 근거에 대한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협의나 인상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인상하겠다'는 일방적 통보만 전달받았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와 관련해 인상 내용 외에 비자카드로부터 전달받은 것은 없다"며 "비자카드는 국내 카드사에게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도 "비자카드로부터 수수료 인상 이유를 전달받은 카드사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비자카드가 이처럼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하는 데는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친' 국내 카드사들의 무능이 자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카드사들은 지난 2009년에도 비자카드가 일방적으로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통보하는 동일한 사태를 겪었다.
당시에도 이들이 취한 대응은 공동 항의서한 발송이 전부였다.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인 비자카드와 제휴해야 해외 결제 이용자를 보다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비자카드의 독불장군식 수수료 인상을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여야만 했던 것이다.
일부 카드사는 비자카드에 종속된 환경에서 탈피해 독자적인 해외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자생력을 갖추겠다며 제휴를 확대한 곳도 있다. 신한카드는 비자카드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JCB와 아멕스(AMEX)와 손 잡고 독자 브랜드를 만들었다. KB국민카드 역시 유니온페이, JCB 등과 제휴를 맺었고, 비씨카드는 미국의 디스커버(Discover), 일본의 JCB, 중국의 유니온페이와 협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카드사의 이런 노력 이마저도 2010년 초반 '반짝 강화'에 그쳤을 뿐, 6년이 넘는 시간동안 흐지부지된 상태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카드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는 동남아 시장은 개별 카드사들이 진출할 수 있지만 이미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은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카드사 공동으로 국제 브랜드를 개발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카드사들은 비자카드의 수수료 인상 조치가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일 뿐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단지 카드사 공동명의의 항의서한 발송 등 소극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개별 카드사 역량으로 국제 브랜드를 만들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결국 일본 JCB나 중국 유니온페이처럼 국제 브랜드를 갖춰야 비자카드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갖출 수 있는데, 현재 그런 능력을 갖춘 카드사도 없고, 이를 위한 중장기적인 투자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은국기자 ceg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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