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자 새누리당 의원(사진)은 주차장에 주차된 차를 긁고 도주할 경우 가해자가 차주에게 전화번호나 주소 등 인적사항을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15일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과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이미 18대 국회에서도 다수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채 19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자동폐기됐다.
개정안은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은 주·정차 차량에 손괴를 입힐 경우 전화번호·주소 등 인적사항을 차주에게 제공토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사고 후 미조치' 죄목과 같이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은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은 주·정차 차량에 손괴를 입혀도 전화번호·주소를 제공할 의무가 없어 차주에게 잡히지만 않는다면 어쩔 도리가 없고 잡힌다 해도 배상만 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박 의원은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은 주·정차 차량을 파손하고 도주하더라도 처벌할 근거가 없어 어렵게 범인을 색출해도 파손에 대한 피해 보상만 하면 된다"며 "현행법이 사실상 가해자들의 도주를 조장하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런 사고가 한 해 수십만 건에 달해 많은 국민들이 억울한 상황을 많이 겪으셨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개정안이 처리되면 손해를 입힌 자가 즉시 인적사항을 제공해야 하고, 만일 도주한다면 책임을 강하게 물어 더 이상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물피도주 사건은 한 해 평균 40만 건 이상이 발생하고 '가해자 불명 교통사고'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금액은 한 해 1000억원이 넘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