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자금담당 등 3명 소환
롯데 "상장절차 이행 어려워"
롯데 "상장절차 이행 어려워"
■ 롯데그룹 전방위 수사
롯데그룹이 검찰의 전방위 수사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또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와 첨단범죄수사 1부 수사팀은 12일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자금관리 담당 임원 등 3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는 등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1일 이들 3명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서류와 장부, 컴퓨터 저장장치 등 증거물을 확보했으며, 이에 앞서 10일 롯데그룹 본사와 계열사 등 17곳을 압수 수색해 1톤 트럭 10대 분량의 자료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이인원 부회장 등 롯데 핵심 임원 4∼5명 대한 출국금지도 내렸다.
검찰은 신 회장 등 롯데그룹 수뇌부의 횡령과 배임 규모가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롯데그룹을 압수 수색할 당시 회사 실무자들이 정책본부 핵심 자료 일부를 빼돌린 사실을 확인했으며, 롯데그룹이 오너 일가의 자금 내역 등이 담긴 기밀 서류를 제3의 장소로 옮겼을 가능성을 추가로 살펴보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검찰 수사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놨다.
롯데그룹은 일본으로의 국부유출설에 대해 "롯데는 1967년 설립된 이래 경영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의 99%를 국내 사업에 재투자하고 있다"며 "일각의 국부유출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고 12일 밝혔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서는 "올해 1월에 상장예비 심사를 통과한 호텔롯데는 오는 7월까지 상장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현재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변경 신고 등 절차 이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향후 방안에 대해 주관사·감독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수사는 제2롯데월드 특혜 의혹 등 MB정권 인사들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 계열사를 통해 조성된 비자금이 롯데 그룹 '숙원사업'이었던 제2롯데월드 건설 인허가 과정에 사용됐을 가능성 때문이다.
검찰은 일단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는 수사 대상이 아니며 단서가 나오면 수사할 것"이라며 "정계 수사로 확대되리란 관측은 앞서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입장 발표에도 불구하고 2개 특수부와 14명의 검사가 투입된 수사가 단순히 기업만 조준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그룹 전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면서 롯데월드타워 완공, 롯데면세점 특허 재탈환, 롯데케미칼 해외기업 인수, 롯데호텔 상장 등 계열사 사업 전반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이달 말 한국과 일본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총수 자리를 놓고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간 표 대결이 예정돼 있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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