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초대석] "첨단 시스템·안전의식 강화… `교통사고 0` 에 도전한다"

교통안전 R&D 강화… 지역현장 맞춤형 대책 세울것
자율주행차·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에 대대적 투자
화물차 DTG 설치 '성과'… 교육·시설·단속 '3E' 중요
취임후 한해 사망자 5000명 이하로 줄어들어 '보람'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DT초대석] "첨단 시스템·안전의식 강화… `교통사고 0` 에 도전한다"


■ DT 초대석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우리가 아침에 눈을 뜨면 제일 먼저 접하는 것이 교통사고나 소통상황 등 교통관련 정보입니다. 교통안전 전문가이자 교통안전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국내 교통사고를 크게 줄이는데 밀알이 되고 싶습니다. 교통안전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지역마다 사고 특성이 다른 것을 고려해 현장 맞춤형 안전대책을 세워 나가겠습니다."

지난 2014년 10월 민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교통안전공단 수장에 오른 오영태 이사장은 매일 만나는 교통을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설계하고 있다.

오 이사장을 포함해 교통 선진국의 교통안전 전문 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미래 교통 방향은 '교통사고 제로(0)'. 이를 실현하기 위해 앞다퉈 자율주행차와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에 대대적인 투자와 R&D를 하고 있다. 이 영역은 바로 오 이사장이 대학교수를 지내며 캠퍼스에서 오랜 기간 연구했던 분야이기도 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교통사고 사망자 수 상위권인 한국을 하위권으로 끌어내려 교통선진국 진입을 달성하려는 그의 교통안전 비전을 서울 서초동 공단 서울회의실에서 들었다.



대담=안경애 생활과학부장


-교통시스템 전문가이자 대학교수에서 교통안전을 담당하는 국가기관의 수장이 됐다. 연구하는 입장에서 정책을 세우고 시행하는 입장이 됐는데 어떠한가.

"교수와 ITS대학원장으로 교통분야 전반에 대해 연구활동을 했고 국가교통위원회 위원으로 교통정책 수립에 관여해 오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기관의 장이 됐다. 기관의 조직력을 이용하면 교통안전 분야에서 훨씬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도로·철도·항공교통 분야에서 그동안 쌓은 경험과 성과를 잘 접목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교육·시설·단속을 아우르는 전략을 통해 국민의 교통안전 수준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취임한 지 1년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가장 중점을 둔 사업과 정책을 소개해 달라.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지만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사업용자동차의 안전관리다. 화물차·버스 등 사업용차는 국내 전체 차량 등록대수 약 2000만대 중 5.8%에 불과하지만 한 번의 사고로 수십명이 죽거나 다치는 대형사고의 주범으로 사망자 수가 자가용차에 비해 4배나 많다. 이를 줄이기 위해 화물차에 디지털운행기록계(DTG)를 설치해 운수종사자의 운행행태를 분석해 올바른 운전습관을 갖도록 교육했다. 또 자동비상제동장치(AEBS), 안전성제어장치(ESC) 등 최첨단 성능평가 기술도 개발했다. 운전자가 졸음 등으로 브레이크를 밟지 못할 때 AEBS가 작동하고, 곡선 구간에서 급핸들 등으로 차량이 전복되는 것을 막는 것이 ESC다. 이 첨단장치들이 사업용차에 의무적으로 장착되면 대형사고를 크게 줄일 것이다."

-특히 디지털운행기록계 효과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디지털운행기록계를 장착한 사업용차는 1초 단위로 위치, 속도, 운전행태(급가속, 급차선 변경 등) 등이 기록된다. 이 데이터를 활용하면 운전자의 잘못된 운전습관을 교정할 수 있고 도로교통공단의 과속, 신호위반 등 데이터와 융합해 분석하면 차량의 과속 여부도 파악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디지털운행기록계를 이용해 급정거가 많이 일어나는 지역을 찾아내 지역 경찰과 협력해 원인을 찾고 해결책을 찾았다. 우리도 두 기관의 데이터 융합과 분석을 통해 사업용차 운전자의 사고를 감소시킬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겠다."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 체험교육의 효과가 매우 크다는데.

"경북 상주 교육센터에서 사업용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운전자들은 직접 위험회피 코스를 비롯해 곡선제동, 직선제동, 빗길제동 등을 체험하면서 안전 운전의 중요성을 체득한다. 저속인 시속 10∼20㎞로 달리면 안전띠를 매지 않아도 안전할 것 같지만 급제동을 하면 몸이 앞으로 쏠려 부상을 당한다. 이를 경험하면 왜 안전띠를 착용해야 하는지 깨닫게 된다.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체험교육을 받은 5만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교통사고가 54% 감소하고 사망자 수는 77% 급감했다. 수도권 거주자를 위해 오는 10월 화성시 자동차안전연구원 내에 체험교육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많은 운전자들이 체험교육을 받으면 안전운전, 안전띠의 중요성을 깨달아 교통사고 감소에 많은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취임 후 '3E'를 강조하고 있는데 의미를 설명해 달라.

"한 나라의 교통안전 수준은 운전자의 의식과 같은 문화적 요인과 경제력에 의한 교통시설, 법률과 같은 사회규범 등이 상호작용해 나타난다. 즉 교통안전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Education), 시설(Engineering), 단속(Enforcement) 등 '3E'를 아우르는 범정부적 전략이 필요하다. 교육면에서는 대상과 상황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교통안전 의식을 키워야 한다. 우리는 운전면허 취득 때만 교통안전 교육에 집중하고 이외에는 체계적인 교육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어린이에 대한 교통안전 교육도 기초적인 단계에 머물고 있어 앞으로 정규교육에 편성하고 체험교육을 해야 한다. 또 강제수단인 단속을 통해 교육으로 배운 지식을 활용하지 않으면 처벌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국내에서 안전띠 미착용 범칙금이 3만원이지만 영국에서는 90만원이다. 마지막으로 교통환경시설도 개선해야 한다. 과속방지턱이나 회전식교차로 등을 설치해 운전자 스스로의 안전운전을 유도하고 방호 울타리와 차로이탈시설처럼 운전자의 의도치 않은 실수를 보완해 주는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통사고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자율주행차, C-ITS 등 미래교통 R&D를 한창 진행하고 있는데.

"3E에 자율주행차, C-ITS 등 첨단안전기술을 결합시키면 최종적으로 교통사고 제로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2020년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해 화성 자동차안전연구원 내 미국판 자율주행차 R&D 도시인 'M시티'를 벤치마킹한 K시티를 오는 8월 착공할 계획이다. 이곳은 자율주행차 제작사들이 라이더·레이더 센서 등을 통한 차선 변경, 보행자 인식 등을 테스트하는 공간으로 오픈할 계획이다. 공단 자체적으로 자율주행차 부품과 성능에 대한 안전성 평가기준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차량과 차량, 차량과 교통시설이 실시간으로 교통상황과 정보를 주고받아 교통사고를 예방하는 C-ITS의 주요 기술에 대한 안전성 평가 기술도 연구하고 미래 자동차의 해킹 문제에 대한 연구도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 통신 인프라가 좋아 자율주행차나 C-ITS의 통신 스피드가 빠른 것은 고무적이다."

-취임 후 전국을 돌면서 교통안전 대토론회를 열고 있는데 성과는.

"작년부터 국내에서 처음으로 관과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토론회를 16개 시·도에서 개최했다. 정부와 지자체, 경찰, 유관기관, 시민, 봉사단체, 지역주민이 참여해 정부와 지자체의 교통안전 정책에 대해 소통하고 지역별 교통사고 감소방안 연구결과 발표, 지역주민간 질의·응답시간을 통해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무엇보다 내가 사는 지역의 교통안전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겠다는 지역민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올해는 권역별 토론회를 세분화해 가장 사고가 많은 도시를 직접 방문해 현장 토론회를 열어 문제점을 찾고, 보행자 사고가 많은 곳도 방문해 사고지도를 제작해 배포하고 고령자 사고 예방을 위한 다양한 대책도 내놓을 계획이다. 지역마다 사고 특성이 다른 만큼 우리 교통전문가를 지역에 파견해 맞춤형 안전대책을 만들어 교통사고 감소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취임 후 교통사고 사망자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데.

"취임한 2014년도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1978년 이후 처음으로 5000명 이하인 4762명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한 교통안전 대책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나도 정책 수립에 참여한 만큼 보람이 있다. 작년 교통사고 사망자 수도 4621명으로 잠정 집계돼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교통사고는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무엇이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공단에서 수행하는 많은 교통안전 활동이 효과로 이어진 것은 틀림없다고 본다."

-교통영역의 변화가 매우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올해 주요 계획은 무엇인가.

"'사람중심 교통안전을 선도하는 세계 최고의 전문기관'으로 올라서기 위해 미래 발전방향을 정립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교통사고 예방 기능 강화를 위한 과학적인 안전관리와, 교통안전 선도자 역할을 위한 교통안전 R&D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통사고 사전예방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교통안전 빅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교통시설을 개선하는 작업도 할 것이다. 사업용차의 교통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전 좌석 안전띠 착용 등 교통안전 홍보에도 역점을 둘 것이다. 아울러 교통사고 감소를 위한 5대 제언(음주운전 근절, 도심운행속도 감속, 버스문화 개선, 안전띠 단속 강화, 고령운전자 면허 자격심사)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동참할 수 있도록 하겠다.

허우영기자 yenny@dt.co.kr
사진=유동일기자 eddieyou@



[DT초대석] "첨단 시스템·안전의식 강화… `교통사고 0` 에 도전한다"


◇ 오영태 이사장은



학력

-부산고등학교(1975)

-한양대 토목공학과(1981)

-서울대 도시계획학 석사(1983)

-미국 NYU공대 교통공학 석·박사(1989)


주요 경력

-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교통안전실장

(1989∼1993)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1993∼2014)

-아주대학교 교무처장(2004∼2006)

-대한교통학회장(2009∼2011)

-아주대학교 교통ITS대학원장((2011∼2014)

-교통안전공단 제15대 이사장(2014.10∼)




◇ 교통안전공단은



교통안전공단은 대한민국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사업을 시행해 교통안전 관리의 효율화를 도모하고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1981년 교통안전진흥공단으로 설립, 1995년 교통안전공단으로 기관명칭을 변경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육상, 항공, 철도 등 교통 모든 분야에서 각종 교통안전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 정기·종합검사를 비롯해 자동차구조변경, 사업용자동차(버스, 택시, 화물차 등) 자격시험과 운전적성 정밀검사, 철도 종합안전심사와 운전 면허시험, 항공안전 조사연구, 자동차 성능시험(리콜)·연구, 교통안전 체험교육, 자동차사고 피해가족지원 등을 담당한다. 최상의 안전한 교통환경을 조성해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사람 중심 교통안전을 선도하는 세계 최고의 교통안전 전문기관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