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브랜드 최초 월매출 100억 돌파 '1위'
청결 기본… 특허받은 성형틀로 물결 무늬
만두맛 균일화 위해 AI 로봇 도입도 검토
청결 기본… 특허받은 성형틀로 물결 무늬
만두맛 균일화 위해 AI 로봇 도입도 검토
![[르포 현장속으로] 냉동만두에 통큰R&D·첨단공정 `소` 넣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603/2016031402100976798001[1].jpg "[르포 현장속으로] 냉동만두에 통큰R&D·첨단공정 `소` 넣다")
![[르포 현장속으로] 냉동만두에 통큰R&D·첨단공정 `소` 넣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603/2016031402100976798001[2].jpg "[르포 현장속으로] 냉동만두에 통큰R&D·첨단공정 `소` 넣다")
■르포 한식 글로벌화 진앙지 '비비고 왕교자' CJ인천공장 가보니
단일 브랜드 최초 월 매출 100억원 돌파, 출시 3년 만에 시장 점유율 1위, 냉동만두 최초 메가브랜드(연매출 1000억원) 등극 눈앞….
이들 기록은 모두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가 이뤄낸 성과다.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뜨거워 회사측이 24시간 공장을 풀 가동해도 수요를 맞추기 힘들 정도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비비고 왕교자는 공장에서 나온 지 3일이 안 된 상품들이다. 유통기한이 12개월인 냉동식품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모 매체가 운영하는 주부평가단이 진행한 맛 평가에서도 비비고 왕교자는 1위를 차지했다. CJ제일제당, 풀무원, 동원 등 3개사의 왕교자 제품을 대상으로 했는데, 맛·품질 등 종합 평가에서 비비고 왕교자는 별점 4개 반(5개 만점)으로 최고 점수를 받았다.
◇ R&D와 공정혁신의 결합= 이 같은 인기는 CJ제일제당의 통 큰 R&D, CJ식품연구소의 '기본에 충실한 만두 만들기 프로젝트', CJ인천냉동식품 공장의 '제조공정 혁신'이 합쳐진 결과다.
CJ제일제당은 20년 넘게 만두만 연구개발한 수석연구원 등 총 9명의 연구원으로 만두 프로젝트팀을 조직, 2년간 연구개발을 거쳐 재료를 갈지 않고 원물감을 살린 비비고 왕교자를 만들어냈다.
회사는 이에 맞춰 인천식품공장의 기존 만두 공정을 싹 갈아치우기로 결정, 개발팀의 연구 결과물을 완벽 구현하기 위한 공장 설계에 들어갔다. 특히 공장측은 연구팀이 디자인한 7개 만두 주름을 구현해내는 설비까지 개발해 특허를 받았다. 제품이 시장에서 승승장구하자 회사는 100억원을 투자, 인천식품공장을 증설해 하루 130톤 규모의 제품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지난 11일 찾은 연면적 2만977㎡(약 6345평)의 CJ인천공장에서는 떡갈비·숫불바베큐 등 조리제품과 냉동만두가 생산되고 있었다. 조리제품 3개 라인, 만두 3개 라인이 가동되고 있는데 만두라인 중 2개에서 비비고 왕교자가 생산 중이었다.
◇ 반도체 공장 못지 않은 청결시스템 운영= 공장 내부로 들어가려면 반도체 회사같이 방진복을 착용해야 했다. 위생모자, 마스크, 방진복, 장화까지 갖춰 눈만 드러난 상태로 에어워셔 터널을 지나 공장에 들어섰다.
공장 문이 열리자마자 향긋한 부추향이 확 느껴졌다. 떡갈비, 숯불바베큐 등을 만드는 냉동식품 공장에서는 비릿한 고기냄새가 나기 마련인데 이곳에서는 부추, 양파 등 야채향으로 가득했다. 생야채를 큼지막하게 썰어 원물 그대로를 사용하기 때문. 국산 돼지고기 역시 뼈, 힘줄, 지방 등을 제거한 후 갈지 않고 깍둑썰기해서 사용한다.
비비고 왕교자는 야채·고기 선별-세절-믹싱-성형-1차선별-증숙-동결-포장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전처리 과정부터 깐깐하다. 공장에서 쓰이는 모든 원료는 생산자 선별-공장 작업자 1차 선별-세척(야채류)-광학 선별을 거쳐 이물질이 들어갈 확률을 최소화하고 있다. 무결점에 가까운 상태가 된 야채와 고기를 썰어 조미 양념을 가미해 만두소가 버무려지면 본격적으로 만두 조형 라인으로 들어간다.
◇ 특허받은 틀로 물결 무늬 만두 성형= 1000번을 치대서 최적의 배합을 맞춘 반죽을 동그란 만두피로 찍어내면 그 속으로 정확한 중량의 만두 소가 들어가 절반으로 접힌다. 곧바로 특허를 받은 성형틀로 이동해 벌어진 윗부분을 꾹 찍어내면 7개의 물결 무늬가 잡히면서 비로소 '비비고 왕교자'의 모습을 갖춘다. 만두는 분당 75개가 만들어져 나오는데 이 과정은 마치 이슬을 맞은 꽃잎이 생명력을 얻어 겹쳐지는 모습과 흡사해 탄성이 절로 나왔다.
성형이 끝난 만두가 라인을 통과하면 사람이 일일이 속이 튀어나오거나 모양이 흐트러진 것들을 골라낸다. 불량으로 분류된 것들은 먹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모두 폐기 처분한다. 맛만큼이나 모양도 중시해야 한다는 CJ 만두개발팀과 냉동식품공장의 원칙 때문이다.
성형 만두는 이후 99도 스팀에서 5분간 찐 후 영하 40도에서 18분 동안 급속 동결해 패키지에 담아 유통채널로 옮길 준비를 마친다. 공장에서 직접 맛본 만두는 입안 가득 퍼지는 향과 풍성한 식감으로 '섬세한 무늬에 마음이 물결치고, 큼직한 만두소가 잔치를 벌인다'는 광고 카피와 한치도 다를 바 없었다.
◇ 만두 제조에 인공지능 도입 검토= 인천냉동식품공장은 만두 맛의 균일화를 위해 최근 화두인 인공지능(AI) 로봇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기술팀이 매일 공장에서 맛 편차를 관리하지만 사람 혀는 시간과 상황에 따라 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정형화된 기준으로 편차를 줄이기 위해서다.
또 공장은 수요 증가에 맞추는 동시에 하반기 비비고 왕교자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만두 라인 증설에 착수했다. 새 라인은 8월까지 갖춰 9월부터 가동된다. 이 공장은 최근 구축한 미국 식품R&D센터와 함께 CJ제일제당의 한식 세계화를 위한 '글로벌 진앙지(Global Epicenter)'의 역할을 하게 된다.
남동규 CJ제일제당 냉동식품생산팀장은 "해외에서 선보일 신제품과 공장설비는 이곳에서 테스트를 거치게 된다"며 "인천공장은 K-푸드 열풍의 진앙지인 동시에 냉동식품 글로벌 진출을 위한 사관학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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