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29세 실업률 9.5%…실제로는 더 높아
2060년 생산인구 2187만명… 국가경쟁력 약화
직장잡은 청년층도 계약직이 다수 상황 '열악'
임금피크제·고용 유연화 등 채용 여력 늘려야
2060년 생산인구 2187만명… 국가경쟁력 약화
직장잡은 청년층도 계약직이 다수 상황 '열악'
임금피크제·고용 유연화 등 채용 여력 늘려야
■ reDesign 대한민국 16대 어젠다
청년실업, 이대로 안된다
저물가, 저물가, 저금리, 수출 둔화 등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쉽게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경제 지표들에 비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실업률은 한국 경제가 처해 있는 현재의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다.
통계청이 지난 달 17일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전체실업률은 3.7%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하지만 통계청의 공식실업률은 구직단념자나 취업준비자가 포함되지 않고 1주에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분류돼 실질적인 실업률과는 거리가 있다.
이 점을 감안하면 1월 청년(15∼29세) 실업률 9.5%도 실제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셈이다.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청년층이 스스로를 '3포세대'라고 부르기 시작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내집마련, 인간관계까지 포기했다는 의미의 '5포세대'가 등장했고 이제는 '7포세대'를 넘어 'N포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청년 실업이 청년층 스스로 삶에 대한 의욕을 꺾었다는 의미로, 이는 결국 국가 경쟁력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먼 훗날의 얘기가 아니다. 당장 4년 뒤인 2020년부터는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층에 포함된다. 이는 생산가능 인구가 급감한다는 의미다. 청년층이 결혼을 포기하고 출산을 포기하면서 현재 1.21명 수준인 합계출산율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현재 3700만명 수준인 생산가능 인구는 2035년 3089만명, 2060년 2187만명으로 감소한다.
'N포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이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경쟁력에 절대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1월 실업률은 지난해 7월(3.7%)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인 3.7%였다. 청년(15∼29세) 실업률(9.5%)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6월(10.2%)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고려한 체감실업률도 지난해 3월(11.8%) 이후 최고치인 11.6%를 기록했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2%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999년 통계 기준을 변경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 전에는 구직기간이 일주일만 되면 실업자로 분류했으나 1999년 6월부터 실업자 분류 기준을 구직기간 4주로 확대해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청년 실업률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7.6%였던 청년 실업률은 2012년 7.5%로 감소하는 듯하다가 2013년 8.0%로 올라선 이후 3년 연속 상승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로 상승한 이유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랫동안 대학에 남거나 공무원 시험 등을 준비하며 비경제활동인구로 남아있던 청년들이 취업의 문을 두드렸지만 취업 문이 그만큼 넓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청년층 경제활동인구는 전년보다 8만명 증가했다.
통계 조사 시점에 1주일 이상 돈을 버는 일을 한 사람이 취업자로 분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청년 실업자는 더 많을 수 있다.
청년층이 취업을 했다 하더라도 일자리의 질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를 졸업하거나 중퇴하고 첫 직장을 잡은 청년층 400만명 가운데 20.3%(81만2000명)가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는 1년 전의 20.1%보다 더 높아진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규직 일자리가 단기 계약직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일어나면서 청년층이 1년 이하 계약직으로 사회 첫발을 내딛는 비중은 2008년 11.5%에서 2009년 12.7%, 2010년 16.8%로 점차 높아지다가 2011년(20.8%) 이후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청년실업률 해소를 위해 다방면으로 갖가지 정책을 내놓고는 있지만 성과는 시원치 않다. 임금피크제 등을 적용하는 장년 근로자와 신규 채용하는 청년 근로자 1쌍에 정부가 지원금을 지원하고 세액공제를 해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대학교 이상 학력, 남자의 경우 12.3%를 기록하고 있고 체감실업률 기준으로도 전체 청년실업률이 22.4%를 기록한 것에 비해 대학교 이상은 25.3%, 남성은 24.0%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학교 이상 학력, 남성의 경우 무려 27.9%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특성을 감안할 때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특히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진성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노사정위원회에서 노동개혁 대타협을 달성했지만 이후 후속조치로는 새누리당의 노동개혁 5법 이외에 특별한 사항이 없다"며 "더구나 입법안 제시 과정에서 사용기간 연장, 파견업종 확대 등 비정규직 관련 내용이 포함되자 한국노총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 연구위원은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청년층 채용 여력이 확대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 임금피크제 도입·확산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동시장개혁을 조속히 추진해 정규직 과보호 완화 등 고용의 유연화를 적극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일반해고 요건 완화가 근로자에 대한 무조건 해고를 의미하는 쉬운 해고가 아니며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의 과도한 고용보호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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