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 압연공정… 잿빛코일, 무결점 차량강판 변신
먼지 한톨만 붙어도 불량품 판정
벌레퇴치 기구 등 설비 관리 '철저'
불황속 선제투자…"올매출 4%↑ 기대"
먼지 한톨만 붙어도 불량품 판정
벌레퇴치 기구 등 설비 관리 '철저'
불황속 선제투자…"올매출 4%↑ 기대"
![[르포] 충남 당진 현대제철 냉연공장을 찾아서](http://contents.dt.co.kr/images/201602/2016022302100932005001[1].jpg "[르포] 충남 당진 현대제철 냉연공장을 찾아서")
22일 충남 당진에 위치한 현대제철 냉연 공장.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약 2배인 부지에 세워진 공장 입구로 들어서자 한산했다. 철강을 실은 화물차가 분주히 오가는 인근 열연, 후판 공장의 풍경과 대조를 이뤘다. '제조 공장 주변이 이렇게 조용하다니….'. 자동차에 쓰이는 얇고 단단한 철을 만드는 냉연공장은 제품 표면에 먼지와 벌레 하나만 달라붙어도 불량이다. 그래서 현대제철은 냉연공장 주변의 차량 진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벌레 퇴치 기구를 갖추는 등 다른 제조설비보다 더 까다롭게 관리한다. 냉연공장의 주차장이 텅 빈 이유다.
공장의 문을 열자 생산설비가 쉴새 없이 돌아간다. 앞서 방문했던 열연과 후판 공장이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면, 냉연공장은 지하 공간처럼 서늘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냉연 코일을 연결하는 레이저 용접기. 불꽃이 번쩍 튀는 전기저항 용접기를 사용하는 기존 냉연공장과 시작부터 다르다. 송기원 현대제철 당진공장 의전홍보팀 대리는 "레이저 용접기를 사용하면 이음새가 매끄럽게 처리되는 장점이 있다"고 귀띔했다.
압연설비인 6스탠드 역시 현대제철이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냉연강판의 품질과 물성을 좌우하는 압연설비는 일반적으로 5번의 압연공정을 거치는 5스탠드가 주다. 반면 현대제철은 표면이 미려하고 가공이 쉬운 초고장력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기 위해 6번의 압연공정을 거친다. 잿빛 코일은 압연설비를 거치고 수차례 3~4층 높이의 설비를 오르내리고 난 뒤 화려하게 변신했다. 두께는 0.3~2.35㎜로 얇아졌고, 색깔은 청명한 은빛이다.
현대제철은 철강업계가 유례없는 불황을 겪는 상황에서도 과감한 선제 투자를 했다. 2014년 6월부터 지난해까지 1295억원을 투자해 당진 2냉연공장에 아연도금강판과 초고강도 알루미늄도금강판 생산설비를 세우고 지난달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고급차 강판 생산능력은 연산 300만톤에서 350만톤으로 늘었다.
아울러 당진제철소 내 24만7500㎡ 부지에 8400억원을 투자해 정밀압연 설비를 갖춘 특수강 공장을 올 초 완공했다. 제품은 올해부터 납품에 들어간다. 생산한 특수강은 자동차용 엔진,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용 부품으로 만들어지고 품질 승인 절차를 거쳐 현대자동차에 납품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연산 50만톤 규모의 기존 포항공장 특수강설비를 포함해 생산능력을 연산 150만톤으로 확대해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적시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대제철이 자동차용 소재사업을 시작하면서 현대차 입장에선 포스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기회를 잡은 셈이다.
증권업계는 현대제철이 올해부터 특수강과 자동차용 고강도강판 등을 본격 양산함에 따라 매출액이 4%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현대제철의 올해 매출액을 지난해보다 4.4% 증가한 16조8450억원으로 전망했고, KTB투자증권도 4.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제철은 올해 판매량 목표를 지난해와 비교해 131만톤 증가한 2124만톤으로 제시했다. 현대하이스코 합병 시너지 강화와 당진 특수강 공장 신규 가동으로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진(충남)=양지윤기자 galil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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