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세상] `3D프린팅 융합 서비스` 시급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11/2015111802102251813001[1].jpg "[디지털세상] `3D프린팅 융합 서비스` 시급하다")
최근에 정부에서는 2020년까지 글로벌 3D프린팅 선도기업을 5개 이상 양성하겠다고 계획했다. 정부의 '제조업 혁신 3.0전략'을 살펴보면 8대 스마트혁신기술 중의 하나로 3D 프린터를 선정하고 집중 지원하겠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최근까지 제조업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기 때문에 기술 중심의 제조업 혁신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이 일견 타당한듯한데 과연 우리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 것일까.
제조업에 엄청난 변혁을 일으킬 것으로 예견되고 있는 3D프린팅 관련 정책의 타당성을 논하기에 앞서 기술혁신의 성패를 서비스혁신의 관점에서 새롭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계인들에게 우리나라의 기술력에 대해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는 스마트폰의 성공신화가 CDMA를 활용한 이동통신서비스에서 비롯됐다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 당시에는 매우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우리나라는 퀄컴이라는 회사의 원천기술을 활용해 CDMA기반의 이동통신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했고,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우리나라의 서비스 시장에서 휴대전화 제조의 기술력을 키웠다. 그 결과는 CDMA 연관기술 제품의 수출뿐만 아니라 핸드폰 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워나갈 수가 있었다. 애플은 스마트폰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기획해 스마트폰 제조업뿐만 아니라 과거의 통신사업자들의 영역인 콘텐츠 시장까지 지배력을 확장했다.
자동차 제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비교적 최근의 혁신적 서비스로는 미국에서 시작한 우버를 들 수가 있다. 우버는 택시나 지하철이 경쟁자가 아니고 자가용을 대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장악한 다음 완성단계에 가까운 무인자동차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제조업체들보다 더 강력한 자동차 제조업체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견하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은 거의 모든 다른 IT기술과 마찬가지로 기술 중심의 제품보다는 기술을 응용한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어야 더욱 혁신적인 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 IT기술혁신에 의한 새로운 서비스는 대부분 기존의 서비스를 혁신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시장 질서를 면밀히 검토해 새로운 질서가 순조롭게 도입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우버가 국내 진출 시도를 했지만 택시업계의 반발 때문에 실패한 것을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는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 서비스의 태동에 제동이 걸렸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분야에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신산업의 창출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부에서는 3D 프린팅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하여 막대한 투자를 시작하였다. 의료 분야의 3D 콘텐츠 유통플랫폼 기술개발, 3D콘텐츠 저작권 보호시스템 중심의 플랫폼 기술개발, 3D콘텐츠 저작도구 개발, 3D콘텐츠 슬라이싱 기술개발 등 다양한 기술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의 개발이 완료되는 3년 후쯤에는 과연 이들이 시장에서 실제로 활용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정부에서 투자해 개발에 성공한 기술들 중에서 75%가 무용지물이라는 보고가 있다. IT기술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혁신적인 기술들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통해서 시장의 수요로 이어진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천기술의 확보는 중요하다. 하지만 통합 서비스 플랫폼을 통하여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은 기술의 완성도를 위해서도 아주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여기에 한 단계 더 고민해야 할 것은 3D프린팅 기술이 융합되는 신산업의 창출이 곧바로 이어지도록 하는 정책이 개발돼야 한다는 것이다. 3D프린팅 기술을 포함한 혁신적인 IT 기술들은 대부분 전통적인 산업의 혁신도구로 활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산업정책의 목표를 '서비스혁신에 의한 제조업의 동반성장', 혹은 '서비스 혁신을 통한 신산업 창출'에 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융합서비스산업의 창출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야 할 것이다.
권혁인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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