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 주문내역·배달주소 전송 획기적
초기 어려움 딛고 가맹점 15만개 '큰결실'
초기 어려움 딛고 가맹점 15만개 '큰결실'
■스타트업 히든스토리
(29) 요기요
#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인구가 많이 몰려 식당 창업으로 안성맞춤이라 생각한 김 모 씨는 야심 차게 보쌈집을 개업했다. 그런데 개업한 지 6개월 넘게 손님 없이 파리 날리는 날이 계속됐다. 이제 가게를 접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순간, 한 영업사원이 찾아와 그에게 배달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제안했다. 앱으로 주문이 한 건도 없으면 수수료 낼 필요가 없다는 영업사원 얘기에 김 모 씨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배달 앱에 가입했다. 그로부터 두 달 후 그는 이 영업사원이 제안한 배달 앱 회사 전 직원에 족발을 야식으로 보냈다. 앱을 도입하기 전보다 평균 4~5배 매출이 뛰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전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배달앱 '요기요'도 2012년 사업 초창기엔 발로 뛰며 일일이 점주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겪었다. 김 모 씨처럼 요기요 앱을 이용해 성과를 올린 점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까지 고된 시간을 보냈다.
15일 당시 창업 초기를 함께 시작한 박지희 요기요 부사장은 "지금은 보편화 됐지만, 당시에는 배달 앱이라는 시스템을 소개하고 설득하는 과정부터가 힘겨웠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지금은 200명이 넘는 직원이 함께하고 있지만, 요기요 역시 초반에는 소위 '듣보잡' (듣도 보도 못한) 회사였다. 회사 초반에 가맹점과 소비자를 연결하기 위한 콜센터가 내부에 있었다. 공간이 좁아 칸막이 없이 책상에 전화기 몇 대만 놓고 주먹구구식으로 전화를 받는 환경이었다. 당시 요기요에 면접을 보러왔던 한 지원자는 이 광경을 보고 다단계 회사라 생각에 도망가기도 했다.
요기요가 점차 인지도를 높여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들만의 시스템 개발이 주효했다.
당시 배달앱 시장은 주로 '전화연결' 서비스에 가까웠다. 앱이 있지만, 앱은 기존 전단을 전자화시켜 앱으로 옮긴 것밖에 되지 않았다. 소비자가 배달앱에서 주문 버튼을 누르면 이를 배달앱 개발사가 중간에서 음식점으로 다시 주문을 넣어주는 식이었다. 요기요는 실제로 버튼을 눌러 주문과 배달이 한 번에 연결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소비자가 요기요 배달앱에서 주문 버튼을 누르면, 바로 해당 음식점으로 주문 내역과 배달 주소가 전송되는 방식이다. 이 시스템과 함께 요기요가 주력한 부분이 '주문 성공률 높이기'였다. 아무리 시스템이 좋아도 중간에서 주문 정보가 사라지거나 잘못될 경우 당장 이용자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요기요는 '주문 성공률 향상팀'을 내부에 만들었다. 현재 요기요 앱을 이용해 주문해 실패한 비율은 거의 0%에 가깝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요기요는 2013년 이후 매월 전월 대비 30~40% 성장했다. 초반 1000개 확보도 어렵던 가맹점 수도 이제 15만개가 넘는다.
최근 요기요나 배달앱이 인기를 얻으면서 음식 주문 배달이나 관련 앱 창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박 부사장은 배달 관련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요기요가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끊임없는 데이터 분석과 현장조사 등 노력과 고민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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