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량 줄이고 연비 개선
국내 경·소형차에 '터보 열풍'
수입 신차제품군도 출시 경쟁
국내 경·소형차에 '터보 열풍'
수입 신차제품군도 출시 경쟁
친환경과 연비 효율성이 자동차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주요 선택 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자동차 업계에 엔진의 크기를 줄이는 '다운사이징' 바람이 불고 있다. 배기량을 줄여 오염물질의 배출량을 줄이고 연비는 올리겠다는 취지인데, 그렇다고 무작정 배기량만 줄이면 힘이 떨어진다. 친환경도 중요하지만 '운전의 재미'도 포기할 수 없는 소비자들을 위해 엔진 다운사이징과 함께 필수적으로 따라붙는 것이 바로 '터보차저'다.
배기가스로 구동하는 엔진의 과급기인 터보차저는 배기가스의 힘으로 터빈을 돌려 공기를 압축해 큰 폭으로 출력을 상승시키면서도 연비는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주요 업체는 기술의 진보로 터보가 작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터보랙)을 대폭 줄이면서도 튜닝카에 버금가는 고출력을 실현한 엔진들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이제는 '2000㏄=중형차', '1600㏄=준중형차' 같은 등식이 점점 깨지고 있다.
최근 출시한 차들은 대부분 터보 엔진을 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입차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는 신차 제품군이 자연 흡기 차량 없이 모두 터보일 정도다. 국내도 쏘나타와 K5, SM5 등 중형차를 넘어 아반떼와 모닝 등 경·소형차까지 터보 제품이 더해지고 있다.
내달 출시 예정인 에쿠스의 새 이름 제네시스 EQ900도 터보 모델을 새롭게 추가한다. 기존 에쿠스에는 없던 람다 3.3 V6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370마력, 최대토크 52.0㎏·m의 힘을 낸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쇼퍼드리븐 카(전담 기사가 주로 운전하는 차)로 주로 주목받았던 기존 초대형 럭셔리 세단의 한계를 극복한 터보 모델을 출시함으로써 자가 운전자를 새롭게 공략할 계획이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새롭게 개발한 2.0 터보 인제니움 디젤 엔진을 재규어 XE를 시작으로 올해 출시하는 제품들에 계속해서 탑재하고 있다. 최근에는 랜드로버 이보크 신형을 출시하면서 터보 트림만 4종을 선보였다. 이 터보 엔진은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6% 줄이고, 연비는 21% 개선한 점이 특징이다.
링컨은 브랜드 최초로 2.7 트윈터보 에코부스트 엔진을 2016 올-뉴 링컨 MKX에 탑재해 새롭게 선보였다. 340마력의 힘을 내는 2.7 트윈터보 에코부스트 엔진은 수동변속이 가능한 6단 셀렉트 시프트 자동변속기와 함께 적극적인 페달감과 독창적인 토크곡선을 구현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렉서스는 세단 중 최초로 터보 엔진을 장착한 IS200t를 출시했다. IS200t에 탑재한 2.0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5.7㎏·m의 힘을 낸다. 이 엔진의 터보 시스템은 4개의 배기관을 2개로 통합하고 수랭식 실린더 헤드에 하나로 결합한 '일체형 배기 매니폴드'와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를 조합했다. 또 고성능 모델 RC F용으로 개발된 8단 스포츠 다이렉트 시프트 자동 변속기를 기본 장착, 부드럽고 신속한 변속이 가능하다.
터보차저와 DCT(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 등 고가의 부품을 장착한 다운사이징 엔진은 통상적으로 일반 모델보다 200만원가량 가격이 높다.
하지만 터보 모델에 걸맞은 고급 옵션이 추가돼 있고, 배기량에 따라 붙은 세금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비 효율성을 챙기면서도 '달리는 맛'을 놓치고 싶지 않은 소비자들에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터보 모델은 앞으로도 차종과 차급을 구분하지 않고 출시될 것"이라면서 "고효율과 고출력은 상반된다는 기존의 관념이 기술의 발전으로 깨지고 있는 만큼,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등 친환경차 못지않게 터보 모델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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