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쏘나타 1.7· SM5 D' 등 국산 디젤차 판매 호조
폭스바겐 미·유럽 점유율 하락에 경쟁사 반사이익 효과
폭스바겐 미·유럽 점유율 하락에 경쟁사 반사이익 효과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경쟁사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지역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이 같은 현상은 이달 들어 확연해지고 있어 이번 사태가 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디젤차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폭스바겐 사태의 반사이익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1.7 디젤은 폭스바겐 배기가스 배출량 조작 사태가 국내에 알려진 지난달 19일부터 30일까지 하루 평균 계약대수가 136대로, 이전보다 220%가량 증가했다. 르노삼성차의 승용 디젤차인 SM5 D 판매량 역시 같은 기간 기준으로 하루 평균 계약대수가 142% 증가했다.
유로6로 전환하지 않은 국산 디젤차들의 호성적도 눈에 띈다. 유로6 모델보다 할인 폭이 큰 데다 배출가스 문제를 안고 있는 폭스바겐 골프, 제타, 파사트와 아우디 A3까지 총 4개 모델이 유로5 기준 엔진을 탑재한 것은 물론, 수입차 유로5 모델 상당수가 폭스바겐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의 QM3가 전년 동기보다 무려 220.7% 증가한 2306대를 기록하며 최대 수혜 차량으로 꼽혔다. 한국GM의 크루즈, 말리부, 캡티바 등 유로5 모델도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지난달 '반짝 상승'을 나타냈다.
9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폭스바겐 등 독일차의 판매가 주춤하고 현대·기아자동차와 일본 브랜드들이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시장 전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5.7% 증가했지만, 폭스바겐은 같은 기간 0.6%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점유율이 2.1%에서 1.8%로 0.3%포인트 하락했다. 토요타(16.2%), 혼다(13.1%), 닛산(18.3 %) 등 일본차 3사는 모두 두자릿수 판매 상승률을 보이며 반사이익을 얻었다. 현대·기아차도 전년보다 17.8% 증가한 11만3835대를 팔아치워 9월 기준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홈그라운드 격인 유럽에서도 폭스바겐의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다. 지난달 폭스바겐그룹의 점유율이 23.3%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보다 0.4%포인트 줄었다. 반면 독일 주요 자동차 업체인 BMW그룹과 다임러그룹(메르세데스-벤츠 등)은 지난달 지난해에 비해 각각 0.4%포인트, 0.5%포인트 올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달은 폭스바겐 사태의 영향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판매일수가 부족해 정확한 근거자료가 될 수는 없다"면서도 "폭스바겐 판매량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내림세를 그릴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어떤 업체들이 그 점유율을 가져갈지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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