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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의 경제통하기] 공천갈등에 묻혀버린 경제활성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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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을 마친 국회가 이번 주 각 상임위별로 법안처리 일정에 돌입한다. 그러나 마음이 내년 총선에 가 있는 의원들이 얼마나 성실하게 임할지 의문이다. 더구나 공천갈등이 주요 국정 현안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여든 야든 공천을 놓고 벌이는 세력다툼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 이러다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3년 묵은 경제활성화법의 통과가 어려울 것이다. 쟁점 법안에 대한 여야의 간극은 여전하다. 벌써부터 경제활성화법의 19대 국회 자동폐기를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임기가 2년 4개월 남은 박 대통령으로서는 정말 갑갑한 형국이다. 올해는 큰 선거가 없는 해로서 각종 개혁 작업에 동력을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다들 기대했다. 하지만 이미 4분의 3이 별다른 소득 없이 지나가 버렸다. 공무원연금개혁은 개혁이라기보다 잠시 숨을 돌리고 개혁을 뒤로 돌린 셈이고, 노동개혁도 방향과 원칙만 정했지 아직 구체적인 진전은 없다. 각론에 들어가서는 한바탕 곡절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개혁을 위한 금융소비자보호법은 물론이고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산업발전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지원법 등 경제활성화법안들이 야당의 반대에 논의다운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야당이 이렇게 완고한 데는 현안에 대한 표결에는 3분 2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소위 국회선진화법이 작용하고 있다.

전에는 조직적이고 순발력 있는 경제 관리들이 경제정책을 주도했다. 관료들의 입맛에 맞는 법만 만들거나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입법이 부작용을 낳기도 했지만, 필요하고 시급하다면 속전속결로 처리했다. 정부와 여당의 손발이 잘 맞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지금은 정부가 힘을 쓰지 못한다. 국회가 주요 정책을 좌지우지한다. 경제적 지식과 정책개발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국회의원들에 의해 국정 현안이 발목 잡혀 있으니 제대로 될 리가 없다. 표밭에 온통 정신이 쏠린 정
[이규화의 경제통하기] 공천갈등에 묻혀버린 경제활성화법
이규화 경제담당 선임기자

치인들이니 인기영합적 법 처리가 다반사다. 개혁을 하려면 그에 따른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과반의석을 차지했더라도 여당의 힘만으론 안 된다.

새누리당 공천 갈등은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김무성 대표에 대한 불신에서 기인한다. 원인은 행정도시 이전을 놓고 표출된 이견 등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근인은 박 대통령이 판단하는 김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 부재'이다. 박 대통령은 김 대표가 여당 대표로서 추진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은 7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도 의료·관광 서비스업 육성을 위한 관련법이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되도록 홍보할 것을 각별히 당부했다. 박 대통령의 경제활성화에 대한 집념은 집권의 이유이자 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중국기업의 지분을 인수해 과실을 나누는 방안까지 역설했을까. 대중국 수출이 감소하고 기술격차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지분투자까지 언급하는 것은 경제 살리기를 위해서는 최후의 수단까지 동원해야 한다는 심정을 피력한 것이다. 그만큼 경제활성화, 그를 위한 서비스산업발전법과 의료법 개정 등에 여당의 리더십 발휘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현재 박 대통령의 뇌리를 지배하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간 불신은 국정의 큰 짐이다. 여당의 불행일 뿐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손실이다. 이 난제를 푸는 길은 공천갈등을 해소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또 그 해법은 경제활성화법 통과에 김무성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고 매달리는 것이다. 김 대표 자신을 위해서도 경제활성화법 통과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게 되면 박 대통령의 마음도 움직일 것이고 여당 대권주자의 한 명으로서 김 대표의 입지 또한 확고해질 것이다.

이규화 경제담당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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