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허리 키워야"…퍼블리싱 플랫폼기업 '엔진' 설립
유명 IP 확보해 개발사에 권한 부여 방식 신사업모델 구상
유명 IP 확보해 개발사에 권한 부여 방식 신사업모델 구상
■ `게임 명장`을 찾아서
(18) 남궁훈 엔진 대표
"중소 개발사가 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 엔진'이 되겠습니다."
이름 석자만으로도 강한 브랜드 파워를 발휘하는, 게임업계 거물 남궁훈 엔진 대표의 각오다.
남궁 대표는 1999년 NHN 한게임 사업부장으로 시작해 NHN 미국 법인 대표, CJ E&M 게임부문 대표, 위메이드 대표를 역임했다. 특히 온라인게임사인 위메이드의 사업을 모바일로 확장,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이 회사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 준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3년 위메이드를 떠난 남궁 대표는 중소 게임사가 성공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재단법인 게임인재단을 설립했다. 허리가 튼튼한 게임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는 목표로 사재와 위메이드의 출연금을 더해 설립한 재단이다. 2년 동안 맡았던 재단 이사장 시절, 그는 중소 게임개발사 지원과 IT·게임 관련 특성화 고등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했다. 벤처 게임사의 신작 게임을 공모전 형태로 심사, 우수작품으로 선정된 게임에 UX(사용자 경험)·UI(사용자 환경) 테스트, 고객서비스(CS) 지원, 홍보 및 법률자문 지원 등을 제공했다.
특히 우수작품을 발굴하기 위해 300여 중소 개발사를 직접 만나면서, 그는 국내 게임 산업의 허리가 약해질 대로 약해졌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한다. 이것이 계기가 돼 그는 게임기업으로 복귀를 결심했다. 최근 퍼블리싱 플랫폼 기업인 엔진을 인수해 CEO를 맡은 것이다.
"산업의 허리를 강화해 중소 게임사도 성공할 수 있는 길을 만들고자 재단을 시작했는데, 단순 측면 지원만으로는 독립 개발사 성공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지원을 넘어 독립 개발사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들과 함께 사업할 수 있는 걸 구상했습니다. 우리는 품질관리(QA), UI·UX, BM(수익모델) 점검 등의 작업만 담당하고, 게임사가 독립적으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제가 구상한 사업입니다."
게임 개발에는 '개발 엔진'이 필요하듯, 잘 만든 게임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업 엔진'이 필요하고, 그 역할을 바로 엔진이 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그는 기존 배급사들과 달리 지적재산권(IP)을 개발사가 직접 소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IP는 모바일게임 시장의 전략 무기로 부상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배급사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해 온 대부분의 독립 개발사는 IP뿐 아니라 지분의 상당수까지 배급사에 내놓고 사업 했습니다. 앱 마켓의 게임 순위차트에서 볼 수 있듯, 대형 배급사를 통해 게임을 출시하지 않고는 성공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기 때문이죠. IP가 개발사 소유가 되면, 중소 개발사가 독립성과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구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그는 엔진이 유명 IP를 확보하고, 개발사에 해당 IP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게임 시장의 무게 중심이 모바일게임으로 넘어오면서, IP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 개발사가 좋은 IP를 직접 따오기는 어렵습니다. 엔진이 확보한 다수의 좋은 IP를 활용해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들어 가지고 오는 개발사들에 해당 IP 권한 부여하는 방식을 구상 중입니다. 개발사가 IP 수급을 위한 인력을 따로 둘 필요 없이,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러한 사업의 추진 동력이 될 자금도 확보했다. 최근 다음카카오의 투자전문 자회사인 케이벤처그룹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것. 이 투자로 케이벤처그룹은 엔진의 지분 66%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고, 엔진은 다음카카오의 손자회사가 됐다.
엔진은 개발사의 게임매출 일부를 취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낼 예정이다. 출시 시점에는 개발사가 게임 매출의 70%를 가져가고 엔진이 30%를 가져간다. 게임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엔진이 취할 수 있는 비율을 최대 5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IP 사업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개발사는 개발만 집중해도 되는 환경을 만들 것이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들을 계속 찾아내 사업화할 계획입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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