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수익성 악화
1인 가구·온라인 쇼핑 등 위협 증가
정치권 '출점규제' 연장까지 '사면초가'
1인 가구·온라인 쇼핑 등 위협 증가
정치권 '출점규제' 연장까지 '사면초가'
■ 격변하는 대형마트 '성장엔진' 다시켜라
(상) 규제 기술변화에 성장 멈춘 산업
전성기를 구가하던 대형마트 산업이 각종 규제, 소비 위축, 시장 포화에 따른 과열 경쟁, 온라인 시장 확대 등의 영향으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이 가운데 대형마트 업계는 꺼져 가는 성장엔진에 다시 불을 붙여 '디스카운트 스토어'로서의 명성을 되찾고, 새로운 혁신의 동력을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규제 안에서 상생하고, 소비자들을 매장으로 불러모을 전략을 짜는 한편, 점포 밖에서 길을 찾아 온라인 시장으로의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형마트 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소비 패턴 변화에 따른 각사의 매장 및 상품 혁신 전략과, 온라인 강화 방안 등을 3회에 걸쳐 조명한다.
정부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따라 대형마트가 출점 제한 및 의무 휴업 적용을 받은 지 3년째로 접어들었다.
대형마트를 찾았다가 문을 닫아 당황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이 대형마트 대신 온라인 쇼핑몰이나 편의점 등 다른 유통채널을 찾는 경우가 늘면서 대형마트들은 유례없는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2011년 28조7000억원 규모였던 대형마트 3사의 총 매출액(3사 공시기준)은 2012년 29조2000억원으로 2% 증가했다. 하지만 2012년 4월과 하반기에 각각 의무휴업과 출점제한이 시행된 결과 2013년 매출액이 28조9000억원(-1.1%)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섰고 작년에도 28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0.3% 감소했다.
올해도 업계는 총 매출 29조1000억원 수준으로 1%대 성장을 예상했지만, 메르스 등의 영향으로 3분기에 접어든 시점에도 소비가 되살아나지 않아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사의 영업이익률 하락세는 더욱 심각하다. 업계 1위인 이마트는 영업이익률이 2012년 7.1%에서 2013년 7%, 지난해 6.1%에 이어 올해 1분기 6%, 2분기에 3.2%까지 떨어졌다.
홈플러스는 2011년 6.4%에서 2012년 5%, 지난해에는 3.8%까지 떨어졌으며, 롯데마트는 2012년 3.5%, 2013년 2.5%에 이어 지난해에는 1%대로 곤두박질쳤다.
신규 출점 역시 저조해 이마트는 2010년 6개, 2011년 6개, 2012년 9개에서 2013년 2개, 지난해 3개에 그쳤다. 2012년 9개, 2013년 6곳의 신규 매장을 냈던 홈플러스는 지난해 1개 매장을 추가한 데 그쳤고 올해는 매각 이슈까지 겹쳐 출점이 없는 상태다.
롯데마트도 2012년 7개, 2013년 6개, 지난해 7개를 출점하는 등 꾸준히 시장 확대에 나섰지만 올해는 2∼3개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의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걷는 것은 의무 휴업과 출점 규제 외에도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과 1인 가구 증가 등에 기인한다.
대형마트가 움츠러드는 사이 온라인 쇼핑시장(대한상의 조사, 홈쇼핑부문 포함)은 2011년 39조원, 2012년 44조원, 2013년 49조원, 작년 55조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온라인 유통채널의 급부상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 세계 최대 소매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온라인유통 분야 최강자인 아마존에 미 유통업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최근 내줬다. 아마존은 올해 2분기에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하며 시가총액에서 월마트를 제쳤다. 매출은 아직 월마트가 5배 정도 크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월마트는 6년간 20% 성장한 데 반면 아마존은 4배 가까이 성장했다.
1인 가구 비중이 2005년 38%에서 올해 49%까지 늘어나면서 소량의 물건을 가까운 편의점, 슈퍼마켓이나 온라인몰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뚜렷한 것도 대형마트의 성장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와 올해 메르스 사태 등 예기치 못한 '악재'도 대형마트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오는 11월 효력 만료 예정이었던 출점 규제도 정치권이 3년 연장키로 합의해 2018년까지는 상황 반전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업계 2위인 홈플러스 매각이 업계의 지각변동을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 매각 본입찰에는 사모펀드들만 참여한 상태로, 이들이 홈플러스를 쪼개 팔아 이익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커 시장이 이마트와 롯데마트 양강 체제로 압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에는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면서 고객 이탈로 이어져 오히려 시장 성장에 나쁜 영향이 예상된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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