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방송 플랫폼 증가 뚜렷
가이드라인·신고 시스템 등
자체 기준통해 건전성 유지
가이드라인·신고 시스템 등
자체 기준통해 건전성 유지
■ 인터넷방송 전성시대 `명과 암`
(하) 폭력·성인·도박 등 '그늘' 없애야
최근 세간을 들끓게 한 '인분 교수' 사건에서 국민적 분노를 일으킨 결정적 계기 중 하나는 교수가 제자를 괴롭히는 장면을 인터넷 방송으로 생중계한 것이었다. A 교수는 한 인터넷 방송에 비공개 방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가혹 행위를 찍었고, 이 영상이 일반에 공개되면서 충격을 안겨줬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이나 PC만 있으면 나만의 방송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서 1인 창작자의 꿈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그 이면엔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노출이 심한 성인 방송 등 그늘이 존재하고 있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제 막 모바일 시대에 꽃을 피우려는 인터넷 방송 산업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지적이다.
국내 대표 개인 방송 플랫폼으로 꼽히는 아프리카TV 역시 이 같은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 회사는 과거보다 성인방송을 많이 퇴출했다는 입장이지만, 여전히 도박 방송이나 노출이 심한 방송이 버젓이 중계되고 있다.
최근 한 걸그룹 멤버가 아프리카TV 생방송 중에 상의를 노출하는 방송사고가 발생하거나, 한 개인 방송인(BJ) 역시 몸매 일부를 강조하면서 수위를 넘나들기도 했다. 또 지난 6월에는 아프리카TV 개인방송을 이용해 도박사이트 가입을 유도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히는 등 도박 방송 또한 암암리에 생겨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밀방을 개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왕따를 일삼는 것처럼 '왕따 방송'도 사회 문제로 대두하는 상황이다.
지금은 아프리카TV에 국한한 문제이지만, 점차 이 같은 개인 방송 플랫폼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부작용 역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성인방송, 도박, 왕따 방송이 청소년에 그대로 노출될 경우, 그 심각성은 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늘어나는 인터넷 방송을 단속하기 쉽지 않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계자는 "기존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 방송의 경우 방송 시간대와 방송 프로그램이 몇 개로 정해져 있지만, 인터넷 방송은 특성상 언제 어디서 얼마나 개설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최근 인터넷 방송이 늘어나는 추세로 업계 동향을 듣고 있고, 아직 크게 문제점으로 두드러지는 부분이 없지만 주의 깊게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당장 인터넷 방송에 '규제' 잣대를 들이대기보다는 업계 자율 정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분야에서 10년 가까이 업력을 쌓아온 아프리카TV 역시 내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시행 중이다. 아프리카TV에 방송을 개설할 경우 본인 인증을 거치고, 내부 50명 가량 모니터링 요원을 배치해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별도 '콘텐츠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 이에 어긋나는 개인 방송인에 계정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이는 최근 개인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 업체도 마찬가지다. 건전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인터넷 방송 역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실시간 인터넷 방송 서비스 '플럽'을 시작한 판도라TV 역시 성인방송, 유해 방송이 있을 때 이를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앞으로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 늘어나면 이와 관련한 부작용도 나올 수 있겠지만, 이를 정부 규제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업 스스로 건전한 인터넷방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고, 이용자 역시 이를 따르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dubs4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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