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탭소닉' 등 음악게임 개발 주역
신작 '하이파이브' 출시 준비중
신작 '하이파이브' 출시 준비중
■ `게임 명장`을 찾아서
(11) 신봉건 피닉스게임즈 대표
"게임 개발자라면, 나만의 장르 색깔을 가져야 합니다."
국내 음악 게임 개발 명장 신봉건(39) 피닉스게임즈 대표는 후배 게임 개발자와 게임 벤처기업을 향해 이 같이 조언했다.
신 대표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년을 음악 게임(리듬게임) 개발에 몸담아 온 인물이다. 그는 아케이드(오락실용) 기기, 휴대용 콘솔 게임기,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플랫폼용 음악 게임을 선보여왔다. 음악 게임은 배경 음악에 맞춰 손가락 혹은 컨트롤러를 사용해 조작하는 게임으로 리듬게임, 리듬 액션게임이라고도 부른다.
2006년 발매 당시 소비자가 용산 전자상가에 줄을 서가며 구매했던 'DJ 맥스 포터블', 2010년 출시한 국민 모바일 음악 게임 '탭소닉'이 바로 그의 손을 거쳐 나온 대표작이다.
특히 '탭소닉'은 국내 애플 앱스토어에 게임 카테고리가 생기기도 전에 기획해 출시한 게임이다. 이 게임은 '카카오 게임하기'가 없던 시절에도 출시 후 1년 8개월 만에 14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주목 받았다.
이 외에 신 대표는 지금까지 '이지투디제이' 5개 시리즈(1999년), 'DJ 맥스', 'DJ 맥스 테크니카' 등 10여 종의 음악 게임 타이틀을 개발했다.
현재 그는 새로운 모바일 음악 게임 '하이파이브 포 카카오'(이하 하이파이브) 출시 준비에 한창이다. 펜타비전 개발총괄을 거쳐 2012년 창업한 피닉스게임즈를 '음악 게임의 명가'로 만들기 위한 행보다.
'하이파이브'는 두 손으로 스마트폰을 조작하기 쉽도록 U자형 패드를 도입한 음악 게임이다. 250여 개 스테이지를 차례로 완료해 나가는 '월드 투어 모드'와 개별 곡마다 점수 순위를 제공하는 '오디션 랭킹 모드'로 구성했다.
"음악게임의 명가를 목표로 새로운 음악 게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음악 게임은 아마 제가 죽을 때까지 계속 만들 것 같습니다."
그는 특정 장르의 게임이 주목받기 시작하면, 다수 개발사가 우르르 몰려 똑같은 장르의 게임을 내놓은 현 상황이 씁쓸하다고 했다. 게임 개발을 평생의 업(業)으로 생각한다면, 개발자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장르가 무엇인지, 잘 할 수 있는 장르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게 먼저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게임 개발자에게는 자신만의 장르 색깔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성과가 없으면, 곧바로 포기하거나 개발팀을 이탈해 전혀 새로운 장르에 뛰어드는 후배들이 많더군요. 실수를 통해 배우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시장에서 신뢰받는 개발자,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개발자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스타트업 기업이라면 더더욱 한 장르에서 명가가 돼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게임 시장에서 게임 전문가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장르 색깔'에 대한 고집 덕분이라고 그는 말한다.
"음악 게임은 게임을 싫어하는 이까지도 이용자로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적 장르입니다.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그래픽 디자인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것 또한 음악 게임의 매력입니다. 역할수행게임(RPG)의 그래픽 디자인은 중세풍, 판타지 등 명확한 세계관에 바탕을 둬야 하지만, 음악 게임은 이러한 틀에서 벗어날 수 있죠. 개발자 스스로 재미를 느끼면서 작업할 수 있는 장르입니다."
이제 그에게 음악 게임 개발은 하나의 사명이 됐다.
"지금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RPG 위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다른 장르는 심하게 말해 게임 서비스 제공사로부터 천대받는 느낌입니다. 다양성 측면에서 보면, 시장이 굉장히 재미없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죠. 캐주얼 음악 게임으로 시장에 변화를 줄 겁니다. 2000년대 초반에 누렸던 음악 게임 전성기를 재현해 보이겠습니다. 음악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가는 역할도 할 것입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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