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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DC형 퇴직연금`에 눈을 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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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형퇴직연금 시장 급성장 운용에 대한 무관심은 여전
미국서 DC형퇴직연금은 증권투자 촉진 계기
연금에 대한 인식 바꿔 노후대비 서둘러야
[시론] `DC형 퇴직연금`에 눈을 떠라
강창희 트로스톤연금교육포럼 대표


국내 퇴직연금시장에서 차지하는 DB(회사책임)형과 DC(가입자책임)형의 비중이 DB형 중심에서 DC형 중심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퇴직연금의 적립금 규모는 2013년말의 60조6600억원에서 금년 3월말에는 107조6900억원으로 늘었다. 주목할 것은 DC형의 비중이다. 적립금 기준으로는 2013년말의 28%에서 금년 3월말에는 30.8%로 늘어났는데, 가입자수 비중으로는 같은 기간에 37.5%에서 40.5%로 늘었다. 신규로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는 중견·중소기업들이 대부분 DC형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데다가 기존에 DB형을 도입했던 기업중에서도 DC형으로 전환하는 기업이 늘고있기 때문이다. 저금리시대의 정착, 기업경영에서의 연금부채 부담증가, 고용환경의 변화, 정부의 DC형연금 활성화정책, 신규가입 중소기업의 증가 등의 영향으로 DC형 연금의 비중확대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0년후인 2024년 말에는 총 적립금 규모 430조원 중 DC형의 비중은 64%, 적립금규모로는 275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DC형퇴직연금이 규모나 비중 면에서 이렇게 급속하게 커지고 있는데 비해 연금자산의 운용에 대해서는 기업이나 근로자(가입자)가 너무나 무관심한 상태에 있다는 점이다. 작년 말 현재 DC형퇴직연금의 자산배분 현황을 보면, 원금손실 리스크가 따르면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상품의 비중은 주식형펀드 0.1%, 혼합형펀드 4.4%, 채권형펀드 13% 밖에 되지않고 나머지 80% 정도는 원금보장형 상품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시대에 원금보장형 상품에 운용을 해서는 연율1%대의 정기예금금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대책없이 넣어두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해외 선진기업에서 DC형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연금자산을 적극적으로 투자상품에 운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DC형퇴직연금의 자산배분 현황을 보면 60~70%를 주식형이나 혼합형펀드에 넣고 있으며, 자사주와 채권형펀드까지를 합하면 90% 가까이를 투자상품이 차지하고 있다. 노후에 대비하는 퇴직연금은 장기·분산투자의 원칙을 지켜가면서 적극적으로 투자상품에 운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정착되어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의 금리하락기에 미국가계의 자산운용이 저축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이행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DC형퇴직연금과 투자신탁펀드였다고 할 수 있다. 펀드투자자의 60% 가까이가 DC형퇴직연금을 통해 처음으로 펀드에 가입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한마디로 DC형퇴직연금은 투자지식의 보급과 증권투자 촉진의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연금자산을 투자상품에 적극적으로 운용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운용실패에 따른 노후자금부족·빈곤화, 운용이 잘 된 근로자와 그렇지 못한 근로자의 불공평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은 연금제도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금연구자 G.Burtless의 연구결과를 보면, 매년 급여의 2%를 40년간 적립하여 미국 S&P지수펀드에 투자했을 경우, 1994년 퇴직자의 소득대체율(평균소득대비 연금수령액)은 21%, 1998년 퇴직자의 소득대체율은 35%인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시기에 따라 이렇게 큰 차이가 난다. 따라서 장기투자·분산투자의 원칙을 지켜 투자를 하고 사후관리를 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기업교육 뿐 아니라 학교교육, 사회교육에서 연금자산의 운용과 관련된 투자교육을 끊임없이 실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점에서 국내기업이나 근로자들은 어떤가. 기업은, 퇴직연금제도가 회사책임형인 DB형에서 근로자책임형인 DC형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자산배분은 본인들이 알아서 할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근로자들 또한 이런 저런 이유로 DC형에 가입은 했지만 투자상품에 넣었다가 원금손실을 보는 게 두려워 일단 원금보장상품에 넣어놓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게 아닐까. 참으로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연금수익률이 연율 1%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약간의 인플레라도 발생한다면 연금자산의 실질가치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조기퇴직이 일상화되고 부동산시장까지 장기침체국면에 들어서고 있어서 달리 노후자금을 마련할 방법도 없다. 다소 과격하게 표현한다면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기업과 근로자가 시급히 해야 할 일은 DC형퇴직연금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다. DC형퇴직연금은 근로자의 자기책임형 연금제도이다. 근로자의 자기책임을 묻는 데는 근로자에게 일정 수준의 투자지식이 필요하다. 근로자에게 투자교육을 실시하고 투자이해도를 높일 책임은 사업주에게 귀속된다. 이런 인식이 시급히 정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창희 트로스톤연금교육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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