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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과기인 육성 법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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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과학기술분야도 세계적인 대회가 많아
예술 체육분야 수준처럼 과기인 육성 제도 절실
병역특례 기회 등 살려 인적자원 활용방안 찾아야
[시론] 과기인 육성 법제도 필요하다
이혜숙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한국과학기술원(KAIST) 오준호 교수팀이 개발한 로봇 휴보가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 주최로 지난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포모나에서 열린 세계 재난로봇대회에서 최종 우승했다. 이 대회는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같은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사람대신 사고를 수습할 수 있는 로봇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대회로 2013년에 처음 시작되었다. 이번 대회는 자동차운전, 자동차하차, 문열기, 밸브 잠그기, 벽 뚫기, 전선연결, 장애물 도파, 계단 오르기의 8개 과제를 제일 빨리 완수하는 팀이 우승하는 것으로 KAIST팀은 44분 28초로 2위보다 무려 11분이나 빨리 임무를 마치고 당당히 우승해서 22억원의 상금도 받았다.

'로봇 휴보의 아버지'로 불리는 오준호 교수와 14명의 석박사 대학원생과 KAIST 벤처기업인 레인보우의 박사 4명이 똘똘 뭉쳐 이번 쾌거를 이끌어내기까지 실험실에서 보낸 시간과 흘린 땀은 보통 사람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한때 연구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적도 있었던 오 교수팀은 이번 상금을 연구비로 쓸 예정이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보다 완전한 로봇개발을 위해서 학생들이 다수를 차지한 이 연구팀이 계속 유지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현재로선 그것이 가능할 것 같지 않아 안타깝다.

예술이나 체육 분야의 국제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나 지도자들에게는 국위를 선양한 공로를 인정해 이들을 예우하고 지원해준다. 일례로 국민체육진흥법 14조와 시행령에 따르면 올림픽대회 장애인올림픽대회,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회에서 입상한 선수에게는 <경기력향상 연구연금>을, 선수를 지도한 지도자에게는 <체육지도자 연구비> 등의 장려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또 이들 수상자들은 일정한 병역특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던 과학기술인들에 대한 예우나 지원은 선언적 형태로만 되어있고 명문화된 법적 근거가 미약한 실정이다.

4년 주기로 개최되는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의 경기처럼 모든 국가의 선수들이 세계인들의 관심 속에 기량을 겨루고 개개인의 성취가 순위로 분명하게 부각되는 체육 분야와 달리 과학기술분야에서 국가발전에 대한 기여나 국위선양을 순위로 매기는 것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과학기술분야의 업적이 제대로 인정되려면 통상 긴 시간을 필요로 하고 국민과 관련자들의 지지와 관심을 지속시켜나가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수학과 과학기술분야에도 세계적인 대회가 많다. 대표적으로 국제 수학올림피아드와 과학올림피아드가 있다. 수학분야의 노벨상이라고 알려진 '필드상' 수상자 중에는 국제올림피아드 메달리스트가 많다. 2010년 필드상 수상자는 전원 수학올림피아드 메달리스트였고, 2014년 서울서 열린 세계수학자대회의 필드상 수상자 4명 중 2명이 수학올림피아드 금상 수상자였다. 특히 최초의 여성 필드상 수상자인 마리암 미르카자니 교수는 1994년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그 다음 해엔 만점을 받았다. 이처럼 수학 과학 분야의 우수 영재를 조기에 발굴해서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것은 시급한 국가적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매년 수학과 과학 올림피아드에서 우리나라 인재들의 수상소식이 들려왔지만 그 인재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제대로 파악조차 되고 있지 않다.

과학기술 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조기 발굴하여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자로 육성하려면 예술이나 체육 분야 수준의 과학기술인 보호 육성을 위한 법적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우선 수학 과학 올림피아드처럼 정부가 인정하는 세계 대회 수상자에게 병역특례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기존의 이공계 대상 병역특례인 전문연구요원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하여 수상자들이 훌륭한 연구자와 연구기반을 갖춘 곳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게 수상자들에게 근무지 선택권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공계 병역특례 제도는 석·박사급 고급인력이 기업부설 연구소, 대학 연구소, 국책·방산 연구소 등에서 3년간 근무하면 병역을 필한 것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일선 산업현장 특히 중소기업의 고급 기술인력 수급 방편으로 활용돼왔으나 우수한 연구개발 인적자원 육성방안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운영의 묘를 살릴 필요가 있다.

또한 체육 분야와 같이 수학 과학 올림피아드 수상자들에게도 <연구개발 장려금>을 지급하고 이들을 지도한 지도자에게는 <지도자 연구비> 등의 장려금을 지급해야 한다. 그러나 금전적인 보상에 앞서 과학기술인의 업적을 널리 알리고 공로를 인정하는 사회문화적 분위기 조성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혜숙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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