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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로봇 활용 `크라우드 비즈` 주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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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중심의 크라우드 비즈니스는
다양한 부가가치 증진 업무 프로세스 모듈화 필요
새로운 창업 활성화 등 혁신 앞당길 수 있을 것
[시론] 로봇 활용 `크라우드 비즈` 주목하자
권오병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한국 로봇 '휴보'의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로봇 대회 우승이라는 쾌거가 메르스로 움츠린 마음에 위로를 주고 있다. 사실 로봇은 인간과 애증의 관계다. 청소도 척척 알아서 해주고 온종일 지치지도 않고 물건을 만들어내며 사람이 작업하기 어려운 장소에도 선뜻 들어가 주어진 일을 수행해 낸다. 하지만 동시에 로봇의 모습은 인간의 일자리를 뺏기도 하고 심지어는 대항하기도 하는 두려움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일례로 '일의 미래'의 저자인 그랜튼 교수는 생산직, 노무직, 단순 사무직 뿐 아니라 의사에 이르기까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NPR도 전문가 조사를 통해 텔레마케터, 세무 담당자, 은행원, 체육 심판 등 많은 직종이 무려 95% 이상의 확률로 20년 안에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면서 발생하는 비용 절감 효과도 20년쯤 후면 16%에 달하며, 한국 시스템의 경우 33%까지 육박하리라는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보고도 있으니, 이쯤 되면 관련 직종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로봇을 상대로 하는 21세기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날지 걱정할 판이다. 로봇을 활용한 자동 생산과 서비스의 실현은 마침내 분배 정의에 심각한 도전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걱정의 핵심에는 로봇 통제권의 획일성이 자리 잡고 있다. 노동자가 아니라 고용인만이 로봇을 보유할 것이라고 모두들 가정하는 것이다. 심지어 로봇을 통한 기계화, 자동화가 결국 노동자들의 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주장조차도 로봇 통제권은 고용인에게 있다. 현재 기업 경영 또는 비즈니스 모델들도 마찬가지다. 이 기본 가정을 비틀어 노동자가 로봇 통제권을 가지는 비즈니스는 없을까. 이에서 크라우드 비즈니스를 생각해 봄 직하다.

로봇 중심의 크라우드 비즈니스는 일반 대중이 자신의 일을 대신해 줄 수 있는 로봇을 단독 혹은 공동으로 소유한 후 그 로봇으로 제품 생산 또는 서비스에 참여하는 것이다. 생산직 근로자라면 산업 로봇, 안내원이면 안내 로봇을 가지고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서 부가가치 활동을 하는 셈이다. 제조업이라면 먼저 창업자가 자신의 사업 계획서에 생산 요소로서의 로봇에 대한 사양과 목표 성능을 밝힌 후에 로봇 제공자의 도움으로 생산 라인을 구축한다. 또는 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퇴직금의 형태로 산업 로봇을 불하받아 그 로봇으로부터 발생하는 성과의 일부를 급여의 형태로 받을 수 있다. 개인 서비스업의 경우 최종 고객이 고가의 서비스 로봇을 구매하는 대신 해당 서비스에 대한 경험을 가진 로봇 소유자가 저가로 임대해주고 훈련 및 유지보수까지 제공한다. 이를 통해 로봇 생산 업체, 로봇 기반 서비스 공급자 및 최종 고객이 모두 만족하는 수익모델을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크라우드 비즈니스가 가능해진다면 로봇은 내 일자리를 뺏는 존재가 아니라 내 일자리를 더 든든히 지켜주는 보완적 존재가 되며, 로봇 활용 영역이 확대될수록 일자리는 더욱 많이 창출되고 분배 정의가 실현될 것이다. 초기 생산 요소 투자의 부담을 덜게 되므로 더 용이하게 창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은 덤이다.


사실 크라우드 비즈니스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일반인에 의하여 작성된 미디어나 콘텐츠를 유통하는 쿼라라든가 전문가 풀을 운영하여 다이렉트 마케팅을 실행하는 씽크스피드 등이 그 예인데, 여기에 로봇을 매개체로 추가하자는 것이다. 물론 크라우드 비즈니스가 실현되려면 세심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가치 사슬과 업무 프로세스가 잘 모듈화되어 로봇이라는 생산 요소의 진입 탈퇴가 자유로워야 한다. 무엇보다도 크라우드 비즈니스를 통해 로봇 소유주인 노동자들 덕분에 적은 자본으로 창업에 성공한 기업은 기꺼이 매출 이익을 함께 나누려고 해야 한다.
요즘처럼 경제 성장과 괜찮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뜨거웠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로봇을 통한 크라우드 비즈니스를 통해 창업 활성화와 원가 절감, 고용 창출과 부의 분배이라는 네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혁신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권오병 경희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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