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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ICT, `상호작용`서 혁신해법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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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ICT발전은 연결성 증대의 결과
미래 스마트 기술 또한 인간-기술 접점으로 확대
연결적 플랫폼 통해 창의적 가치 창출해야
[시론] ICT, `상호작용`서 혁신해법 찾자
신동희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2000년대에는 우리나라가 ICT 강국의 이미지가 강했다. 국제통신연합(ITU), 세계은행(World Bank), OECD 등에서 발표하는 IT관련 지수에서는 우리나라는 많은 부분에서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으니 IT강국이라 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 한국의 ICT 강국이미지는 많이 퇴색된 듯하다. 객관적 관련지표 뿐만 아니라 일반적 인식에서도 한국의 ICT강국 이미지는 낮아진 것이 현실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ICT에 관한 우리의 인식의 한계일 것이다. ICT를 하나의 단선적 기술이나 경제발전의 하부적 수단으로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ICT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지만 2000년대에는 IT가 일반적 용어였다. 예전부터 기술의 맥락성을 중시하는 유럽연합에서는 ICT를 공식명칭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UN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공식용어도 ICT를 사용하고 있었다. IT 혹은 ICT란 용어는 많은 요소를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인프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디바이스 등 일반적인 기술적 대상을 포함하거니와 더 나아가 IT에 관한 정책, 전략, 제도, 문화, 소비, 사용자 등 IT와 관련된 사회적 영역도 IT의 범주에 들어간다. 소셜컴퓨팅(Social Computing)이라는 부분이 스마트시대에 더더욱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IT강국이란 하드웨어 컴퓨팅 뿐만 아니라 IT가 응용되고, 활용되며, 사용자영역에서 가치가 창출되는 이런 사회적 영역의 분야들이 강한 것을 의미한다. 즉 기술적 컴퓨팅과 사회적인 도메인이 최적의 융합을 이루는 것이다.

정확히 구분하면 IT와 ICT는 다르다. IT가 컴퓨터의 연산기능을 이용한 작업의 처리와 정보의 가공에 중심을 둔 기술적인 개념이라면, ICT는 IT에 정보의 전달과 연결, 즉 '연결성(Connectivity)'을 내포한 사회기술적 개념이다. 기술에 있어 연결성은 그 구조와 서비스의 구성에 기준이 되는 핵심적 스펙이다. 인터넷은 정보의 공유와 확산을 위한 연결성에 기반을 두고 있고, 이러한 인터넷에 기반을 둔 서비스 또한 연결성에 기준을 두고 있다.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으로 점점 더 확장된 연결성을 제공하고 있고 빅데이터는 바로 이 확장된 연결성의 결과적 산물이다. 지금까지 ICT의 발전은 연결성의 증대를 통해 지속적으로 견인되어 왔고, 미래의 사물인터넷 등의 스마트기술 또한 완전한 연결성을 목표로 한 인간-기술의 접점의 확대로 진행될 것이다.

스마트기술은 비즈니스의 목적이기 이전에 인간의 본질적 작업을 도와주는 도구이다. 인류사회의 발전을 이끌어온 중요한 동력은 바로 인간의 창의성이며, 창의성의 핵심은 바로 개인간의 연결성을 통한 상호작용에 있다. 인간의 다양한 관계가 연결성을 전제로 한 상호작용이기에 미래 인터넷에 있어서 연결성의 확장은 ICT를 단순한 정보기술의 관점을 넘어 하나의 관계의 매개체로 자리잡게 하는 중요한 플랫폼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좋은 지하철이란 빠르게 가는 기차가 아니라 사람들이 기차내에서도 무료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편의적 연결성을 의미하고 좋은 식당의 기준은 맛있거나 운치있는 곳이라기 보다 SNS를 통해 평판이 좋고 추천이 많은 쇼셜 연결성이 높은 곳이다. 좋은 콘텐츠도 크로스콘텐츠나 트랜스미디어와 같이 여러 미디어플랫폼(신문, 책, 방송, 인터넷)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확장적 연결성이 기준이 될 것이다. 즉 미래의 ICT는 기술과 인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다양한 접점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그간 국내의 ICT전략은 하드웨어적 인프라의 연결을 확충하는데 집중했다. 그래서 스마트폰, TV등 하드웨어나 인프라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지만 소프트웨어에서는 매우 취약하다. 디바이스마저도 화웨이 등 중국이 추격하고 있어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 더욱이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가 외국운영체제의 기술종속이 되고 있고, 모바일 비즈니스는 구글이나 애플에 비싼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기술표준에서 한국의 IT는 고립화되는 갈라파고스 현상이 날로 심화하고 있다. 그간 강점이었던 IT소비는 사용면에서 게임, 채팅, 오락, 도박 등의 오락적, 소비적인 용도에 편중되어 있다. IT의 진정한 강국인 선진국에서는 IT를 생산성 향상/협업/집단지성/공유/비즈니스 혁신 및 사회적 혁신 등 생산적인 부분에 고루 활용하고 있다.
취약한 인터넷, 모바일 보안과 사람들의 그에 관한 인식부족은 ICT강국의 면모를 퇴색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 ICT전략은 소셜컴퓨팅에서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기술과 기술간의 연결성을 넘어 기술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연결적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창의적 가치를 창출해 내야 한다. ICT강국이 정치적 구호가 아닌 인간의 실생활에서 피부로 느껴지고 경험되는 ICT가 되어야 한다.

신동희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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