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이중층커패시터 '퓨리셀'
설계부터 제작까지 직접 수행
원가경쟁력 확보·수요 능동 대처
수처리 사업에서도 가시적 성과
■ Zoom up 기업열전 '퓨리켐'
소화기와 스프링클러가 작동 않거나 구명정이 본선에서 자동 이탈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한다. 기기 안에 작동을 위한 비상 전압 배터러가 장착돼 있지만 제대로 점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보조전원 역할을 하는 커패시터(Capacitor)가 필요하다. 커패시터는 순간적으로 전기적 자극을 주고 전력을 균일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커패시터는 대기전력 감축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기 모드 시 대전류를 급속 충전해 수 시간에 걸쳐 서서히 방전하면서 회로전원에 전력을 공급해 활성화할 때 빠른 반응을 하게 해준다. 전원을 차단하는 것과 거의 대등한 수준의 대기전력 감소 효과를 가지면서 TV, 셋톱, 냉장고 등의 사용 편의성을 높여준다. 커패시터의 활용 분야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고성능 커패시터 시장은 탈 경쟁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퓨리켐(대표 김한주)은 고성능 커패시터의 강소기업이다. 퓨리켐의 슈퍼캡(EDLC; Electric Double Layer Capacitor) '퓨리셀'(PURIXEL)은 경쟁사 제품보다 수율이 높고 성능 편차도 적으면서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해 공급처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2007년 12월 설립된 비교적 신생 기업으로서 브랜드 힘은 약하지만 품질이 실증되면서 업계에서는 '무서운' 주자로 통한다. EDLC는 친환경 소재인 활성탄 표면에서 전하가 물리적 흡착과 탈착을 반복하며 에너지를 저장 또는 방전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높은 출력특성으로 급속 충·방전이 가능한 장수명 에너지저장장치로도 쓰인다.
퓨리켐의 EDLC(전기이중층커패시터)의 장점은 친환경 활성탄 소재를 직접 만들고 이를 통해 전극선행기술 확보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슈퍼캡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이 전극인데, 퓨리켐은 동일 용량 시 저항 값이 뛰어나고 두께 편차가 균일한 전극을 양산할 수 있다. 특히 설비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까지 직접 하기 때문에 제품 개발에서부터 양산까지 시간을 단축하고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생산체계를 갖췄다.
슈퍼캡은 거의 모든 전기전자 제품이나 기기에 쓰이고 있지만, 퓨리켐은 급속 충·방전 경쟁력을 활용해 디지털 가전의 대기전력 감축, 비상 안전기기의 보조전원, 자동차 블랙박스 및 전동차 무정전 방지, 신재생에너지원의 전력품질 향상, 고출력 장수명의 융합형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역점 분야로 꼽고 있다.
특히 대기전력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 시장의 시장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 전기자동차(EV)와 하이브리드전기자동차(HEV)의 대중화에 따라 슈퍼캡의 수요도 늘고 있다. 자동차 블랙박스에서 일시적 무정전을 방지하고 고른 전압을 유지시켜 주는 데도 슈퍼캡이 꼭 필요하다. 특히 슈퍼캡은 이차 전지에 비해 충·방전 속도와 사이클 수명이 우수하기 때문에 이차 전지와 동시에 사용하거나 대체 사용할 경우 에너지 저장장치로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기존 전력(한전)과 신재생에너지 사이에서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급격한 부하변동 시 순간적 전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EDLC가 필요하다.
이밖에 원격 검침이나 전자 리모콘, 상시 데이터 전송을 위한 스마트 미터기의 메모리 및 전력 백업용으로서 EDLC는 없어서는 안 될 기능을 담당한다. 특히 리튬이온 커패시터(LIC)는 EDLC의 고출력, 장수명 특성과 리튬이온전지의 고에너지밀도의 장점을 하나로 구현할 수 있는 융합형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ESS)로서 각광받고 있다. 두 가지가 융합하면 기존 EDLC 보다 에너지 밀도는 4배, 기존 이차전지 보다는 2배 이상의 효율을 갖는다. 이를 통해 HEV의 전원과 EV의 보조전원에 적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산업용 무정전전원장치(UPS)로 활용할 수 있고 그 자체로 ESS 기능도 한다.
퓨리켐은 미래 개척 분야로 수처리 사업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전극과 용액 사이에서 콘덴서와 같이 전극에 전기에너지가 흐르면 반대 전하의 이온들이 전극 표면으로 이동해 전기이중층을 형성하는 커패시터 원리를 이용해 탈염 또는 탈물질 용도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수자원공사와 폐수처리장용 CDI(Capacitive DeIonization) 시스템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퓨리켐의 CDI기술은 특화된 코팅 및 니딩 전극기술로서 기존 RO멤브레인 기술보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슬러지 감량화율 50% 상승, 최종처리 비용 20% 절감이라는 성과를 냈다.
퓨리켐은 기존 슈퍼캡의 지속적인 연구개발및 투자와 병행해 수처리 기술 등 새로운 적용 분야 개발로 2018년 매출 5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20억 원을 대용량 EDLC 개발에 투자한 데 이어 올 상반기 10억 원을 CDI 라인에 추가 투자한다. 2017년까지 현재 청주 남이면 공장을 확장해 오송 2단지에 LIC 양상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협력사들과 협의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