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에 상관없이 징수세금 1000원 육박… 유류세 비중 60%나
최근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휘발유, 경유 등 유류 제품에 붙는 세금인 유류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유가가 급락하든 급등하든 상관없이 유류 제품에 유류세가 고정적으로 따라 붙는 구조라서 정유사들이 유가가 하락한 만큼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등의 가격을 인하해도 소비자들이 유가 하락을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014년 1월 첫째주 배럴당 107.41달러이던 두바이유 현물가는 2015년 첫째주 48.11달러로 55%나 떨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국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18.04달러에서 56.13달러로 52% 내려왔고, 국내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705.16원에서 1385.26원으로 18.76% 내려왔습니다.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 하락폭이 두바이유ㆍ국제 휘발유 가격 급락 폭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이는 휘발유 값 중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는 국제 유가 하락폭 만큼 휘발유 가격이 낮아지지 못하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러 가는 게 아니라 "세금 넣으러 간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소비자단체들로부터 정부가 정유사, 석유 제품 유통업체 등 업계에 제품가격 인하만 압박할 것이 아니라 유류세 구조 개선 및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휘발유 등 유류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교육세, 자동차 주행에 대한 자동차세, 부가가치세 등이 붙고 있습니다. 이 외 공적 부담금으로 판매부과금, 품질검사수수료, 안전관리부담금 등이 추가로 부과되고 있습니다.
유류세 중 핵심은 2007년 신설된 교통에너지환경세입니다. 교통에너지환경세의 15%, 26%를 각각 교육세와 주행세로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세율에서 ±30%를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정부가 2007년 시한이 다 한 교통세를 연장한 것으로 징세 목적을 추가해 신설한 것입니다. 교통세는 1994년 휘발유, 경유에 부과하던 특별소비세를 도로, 철도 등의 SOC(사회간접자본)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도입한 목적세입니다.
애초 교통세를 10년간 한시 적용키로 했던 정부는 2003년에 과세 시한을 3년 연장하더니 연장된 과세 시한인 2006년 말 교통에너지환경세로 이름을 바꿔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교통에너지환경세 기본세율은 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475원, 탄력세율은 529원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경유의 경우 기본세율은 340원, 탄력세율은 375원입니다. 이러한 유류세는 1996년 1월1일부터 가격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는 종가세에서 사용량에 따른 종량세로 전환됐습니다.
정부는 유류세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해 변동성이 큰 유가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세수를 유지한 수 있게 됐지만 국제유가 하락 시 국민이 이를 국민이 체감하기는 더 어려워진 셈입니다.
이 때문에 현재 유류세 구조를 종량세에서 종가세로 다시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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