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규화의 경제통하기] SW개발자 없는 창조경제는 공상이다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이규화의 경제통하기] SW개발자 없는 창조경제는 공상이다
이규화 경제담당 선임기자

'일자리 노다지'가 있다면 믿겠는가. 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9.0%에 달하는 요즘 같은 세상에 공연한 소리 말라 하겠지만, 실제로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구인시장이다. 기피 직종이라고? 무식한 말씀 마시라. 웬만한 SW개발자는 이제 조직의 상전이다. 아직 개선될 여지가 있지만 보수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수목금금금'이라는 말은 이제 유연근무가 대체했다. 스스로 원하면 하는 거고 원치 않으면 안 하는 거다. 어디 상전에게 휴일도 없이 일하라 하겠나. SW개발자 대우는 천지개벽 중이다. 긴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1년 여 만의 일이다.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정보보안 등 더 가깝게는 융합물결과 앱 홍수 속에서 SW개발자는 지존의 지위를 확보해가고 있다. 수요가 넘치고 공급이 달리기 때문이다. 통계 분석으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산업기술진흥원(KIAT)이 발표한 '산업별 인력 수급동향'을 보면 SW분야 인력이 2.9%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SW개발 유경험자가 별로 없고 구직자도 부족하며 낮은 급여수준에 지원자도 없기 때문이다. 정보통신산업정책연구원(KISD)도 2017년까지 8만 명의 SW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진흥원(KISA)은 2012년 '정보보호 인력수급 실태 전망' 보고서에서 2017년까지 필요한 인력이 1만 6197명인데, 공급은 3006명에 그쳐 5년 동안 1만 3000여 명이 부족할 것으로 봤다. 얼추 계산해도 당장 고급 일자리 3만 개가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현장에서도 이런 추세는 그대로 드러난다. SNS공유 앱을 개발하고 있는 A사는 SW개발자를 구하려고 취업 포털에 공고를 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O2O 쇼핑 앱 오픈을 준비 중인 B사는 원하는 기술 수준의 SW개발자를 구하지 못해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금융사 C사는 최근 개발자를 구하려고 각 대학에 추천을 의뢰했지만 모집인원에 지원자가 미달됐다. 대·중·소기업이나 업종을 가릴 것 없이 SW개발자를 구하느라 아우성이다.

물론 수요자와 공급자간 인력 수준의 미스매치가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초급 개발자는 사실 널려있다. 그러나 현업에 당장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은 중·고급 이상 실력과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한다. 현장에 필요한 인력은 이런 중고급 이상, 나아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만한 고급 개발자들이다. 심지어 기업현장에서는 "고급 인재는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고 대부분 해외에서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당장 공백을 메울 이런 '중고급 SW개발자'다. 정부 정책은 대부분 중장기 시점에 맞춰져 있다. 박근혜 정부의 SW정책은 2013년 10월에 내놓은 'SW혁신전략'이 기본 틀인데, 초·중·고 SW교육 도입과 대학 SW 전공인력 지원 및 SW 연구센터 확대, SW마이스터고 지정 등 주로 중장기적 지원에 맞춰져 있다. 그나마 SW특성화대학 지원 등이 현장과 접목돼 효과가 기대되는 정도다. 그러나 이마저도 수적으로 적고 실제 투입까지 2년의 갭이 있다. 중소기업 재직 SW개발자 재교육 바우처 지원이 현업과 연계한 사업으로 기대됐으나, 기업들은 당장 일할 인력도 없는데 교육에 투입할 인력과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볼멘소리다.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 장기 사업과 병행해 당장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개발자 양성에 들어가야 한다. 올 상반기까지 전국 17곳에 구축할 예정인 창조경제혁신센터를 'SW인력양성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이 있다. 기 구축된 대구 대전 광주 청주 등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운영 계획을 보면 SW인재 양성 프로그램은 매우 미미하다. 각 혁신센터에 매칭된 대기업과 정부가 손잡고 'SW인력양성 캠프'를 차려야 한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짜는 데는 네이버와 삼성전자가 시행 중인 SW인력양성 프로그램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네이버는 'NEXT'라는 SW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2013년부터 실시해오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도 대학 SW전공자 2500명, 비전공자 5000명에게 연간 최대 1000만 원을 2년간 지원하는 SW인력 양성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현업에 당장 투입할 인력을 양성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들의 경험을 빌릴 필요가 있다.

SW인력은 격변하는 지식정보사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사람과 사물 등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 연결 시대에 SW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이다. SW인재 양성에서 실기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될 것은 불문가지다. 특히 IoT 플랫폼이 구축되는 향후 2~3년 사이 SW인력 공백을 메울 현업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 SW인력 없는 창조경제는 공상이다.

이규화 경제담당 선임기자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